매일신문

가전제품 소비자가격

지난 9월부터 대리점에서 가전제품을 팔때 권장소비자가격 말고 실제로 파는 값을 표시해 놓도록 돼 있다.

그래서 그걸 믿고 얼마전 가전제품을 사러 매장에 갔는데 제품에 가격표가 하나도 안붙어 있었다. 가격표가 붙여져 있으면 제품 모델과 값을 보아놨다가 다른 대리점에 가서 비교해 보고 싼 집에서 사겠지만 판매값이 하나도 표시가 안돼 있었다.

매장 직원을 불러 일일이 값을 물어보는 것도 눈치 보이고 쉽지가 않은 일이었다. 그나마 값을 물어보면 대부분 매장에선 ○○원 인데 ○○원으로 깎아드리겠다며 그야말로 부르는게 값이었다.

매장 직원은 29인치 평면 TV를 사겠다는 나에게 몇가지 팜플렛을 보여주며 여기엔 83만원이 쓰여져 있지만 우리 대리점에서는 이번에 특소세가 인하된걸 최대한 반영해 52만원까지 줄 수 있다며 설명을 했다. 팜플렛에 적혀 있는 것보다 엄청나게 싸 굉장히 이득보는 걸로 착각하기 쉬웠다. 그러나 너무나 값 차이가 많이 나 도대체 값을 정말 싸게 주는건지 아니면 다른 집에 가면 더 싸게 살 수 있지는 않을지 도무지 헷갈리는 것이었다. 매장 직원은 다른 집에 가봐도 이것만큼 싸게 주지는 않는다며 더 알아보고 오겠다는 나를 잡아끌었다. 그러면서 값이 안맞으면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냐며 더 깎아줄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

소비자를 위해 판매값을 표시해 놓는다고 하고 현장에서는 이게 전혀 지켜지지 않는 상태에서 괜스레 소비자들만 손해보는 것 같아 답답하다. 규정을 만들었으면 이것이 지켜지도록 강력히 추진해나가야 될 것이다.

이영희(대구시 수성구 매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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