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람으로 산다-가요교실 운영 정연찬씨

"외로운 분들을 기쁘게 해드리고 저는 좋아하는 노래를 실컷 부를 수 있어 좋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남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행복합니다"

대구시 서구 내당동에서 가요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정연찬(46)씨는 지난해 각종 수용시설과 군부대 등을 방문, 위문공연을 한 횟수가 100여회에 이를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물론 각종 단체의 위문활동에 자원봉사형태로 동참한 것이다.

사실 정씨는 20여년간 전기공사 관련업에 종사해 온 기술자다. 지난 79년 군복무를 마친 뒤 대구시 서구 평리동에 경북전업사를 차리고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열심히 일에 몰두했다. 근검절약이 몸에 배인 터라 경제적 여유도 생겼다.

이런 정씨에게 95년 갑작스런 변화가 생겼다. 너무 일을 열심히 하다 허리 디스크가 생겨 더이상 일을 못하게 된 것이다.

"1년간 쉬면서 노래를 부르게 됐습니다. 또 우연히 앨범을 발표하면서 '지역가수'라는 꼬리표도 달았습니다. 중학생 시절 꿈이었던 가수가 된 셈입니다"

정씨는 몸이 회복되면서 생업인 전기공사를 다시 시작했지만 짬짬이 아마추어 가수로서 각종 위문공연에 무료 초청 출연자로 꾸준히 참여하게 됐다. 경제위기가 심화돼 일거리가 줄어든 최근 몇해 동안은 '위문공연'이 본업으로 자리잡았다. 개인연습장을 겸해 가요교실을 연 것도 지난해 6월이다.

정씨는 또 투병 중 취미로 시작한 HAM(아마추어 무선사) 동아리 '대구둥지네트'를 통해 '광주무등산네트'와 활발한 교류를 벌이고 공동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너무 일에만 매여 왔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이웃을 돌아보는 봉사활동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겠습니다" 정씨의 미소뒤엔 긍지와 자부심이 느껴졌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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