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배정에 반발, 학생·학부모들의 항의사태를 빚고 있는 성서지역은 대구 중·고교 배정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먼저 제기되는 것은 학교와 학생 수의 불균형이다. 교육당국이 수요를 미리 예측하지 못한 채 뒤따라 다니며 끼워맞추기식으로 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는 서쪽에서부터 와룡·신당여중-이곡중-성산중-성서중-죽전·죽전여중으로 학교가 배치돼 있다. 교육청의 배정 원칙대로라면 1지망에서 40%를 추첨, 배정한다 해도 나머지는 집 가까이 배정받아야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다.
중학교가 없는 달성군 서재 지역과 성서 삼성아파트 대규모 입주로 배정 중학교가 동쪽으로 계속 밀려나가 결국 절반 이상이 집 근처 학교를 두고 원거리 통학하는 불편에 빠지게 된 것.
서재초등 출신 179명 가운데 147명이 와룡중과 신당여중으로 배정받았고 신당동 신서초등 출신 116명 가운데 97명이 같은 학교로 배정받으면서 동쪽으로 도미노식 으로 배정되는 현상이 시작된다.
배정 불만이 가장 심각한 성산초등에 이르게 되면 214명 가운데 마주보고 있는 성산중에 배정된 학생은 54명에 불과하고 153명이 구마고속도로를 건너 성서중과 죽전(여)중으로 배정받았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죽전중과 죽전여중의 경우 성산중 인근에서 통학하려면 10분 안팎을 걸어가 8분 간격으로 다니는 버스를 타고 가 다시 10분 안팎을 걸어야 한다.
여기에 학부모들의 불만이 갈수록 증폭시키는 요인은 교육당국의 무관심과 무대책. 사전에 이같은 불편이 예상되는데도 일체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학교를 배정한 뒤 "해결방법이 없으니 참으라"고 요구하는 고압적 자세가 중학교 등록거부까지 불렀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한다. 지난해 신설한 성산중은 3학년이 없으므로 교실이 남기 때문에 우선 학급을 증설, 배정하되 내년 1학기에는 이전으로 비어있는 성서중 구교사를 이용한 뒤 내년 2학기 중학교를 신설해 옮기면 된다는 것. 이 경우 올해중 입주하는 용산·장기지구 3천여세대의 중학생도 흡수가 쉽다는 주장이다.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을 모색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분통터진다"면서 "행정우월주의에 빠져 무대책만 내세우면 검정고시를 치게 하더라도 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달서구의회 배남효 의원은 "지금까지 각 지역에서 배정에 대한 불만이 적잖았는데도 변화가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왜곡된 배정으로 인한 지역사회 파괴가 성서지역에 국한된 일이 아니므로 지금이라도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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