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황 이집트성지 순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24일부터 사흘간 예수 탄생 2000년을 기념하기 위한 성지순례 길에 오른다.

교황의 첫번째 순례지는 모세가 하느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은 곳으로 알려진 이집트의 시나이산.

이집트는 아기 예수가 성모 마리아와 함께 피난을 다녀간 기독교 성지이기도 하다교황은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알려진 이라크의 우르지역을 먼저 방문한 뒤 시나이산에 들르고 3월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지역을 순례할 예정이었으나 이라크가 교황의 방문을 사양함에 따라 이집트에서부터 성지순례를 시작한다.

교황은 그러나 23일 영적으로 우르지역을 방문하는 의식을 거행함으로써 신·구약 성서에 나오는 주요 성지들은 차례로 방문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거듭 밝힌다.

교황은 24일 오후 이집트 카이로공항에 도착,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영접을 받은 뒤 이집트 콥트정교 대주교인 시누다 3세의 자택을 방문한다. 교황은 또 이집트의 이슬람교 최고 지도자인 시크 사이드 탄타위의 자택도 찾아갈 계획이다.교황은 다음날 카이로종합운동장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한 뒤 오후엔 콥트정교성당에서 각 종교의 일치를 위한 행사를 주관한다.

교황은 26일 항공기편으로 카이로 공항을 출발, 약 250㎞ 떨어진 시나이산 기슭의 성 캐서린 수도원을 방문한다. 교황은 시나이산에는 직접 오르지 않은채 항공기에서 산을 내려다볼 예정이다.

교황이 이슬람국가인 이집트를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집트의 콥트정교는 교황청과의 갈등으로 가톨릭교회에서 분리되어 나온 기독교의 일파이다. 이슬람교는 기독교와 피를 흘리며 싸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런 갈등을 겪어온 콥트 정교의 대주교와 이집트 이슬람교 최고지도자를 교황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 만나는 것 자체가 중대한 화해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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