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현 정부는 지난 2년간 집권에 대해 몇 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외형상 경제위기를 탈피했으며 남.북간 평화분위기 조성 및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개선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시종 대립으로 점철되어 왔으며 경제정책과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일단 총점에서는 출범 1주년 때와 비교하면 낮아진 편이라는 게 대체적인 인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현 정부의 최대 성과는 역시 환란탈출을 꼽을 수 있다. 김 대통령은 금융, 기업, 공공, 노동 등 4대부문의 개혁작업을 통해 작년 가을 취임때 약속했던 '1년 반만의 외환위기 완전극복'을 선언했다. 경제성장률, 외환보유액, 실업자 수 등 경제수치로도 이는 가시화되었다.
김 대통령은 작년 광복절을 기점으로 초기 국정철학의 양 축이었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추진에다 생산적 복지개념을 추가했고 작년말부터는 21세기 정보화사회로의 전환을 꾀하기도 했다. 게다가 새해 들어서는 계층간 위화감 극복을 위해 중산층과 서민층에 대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총선용에 불과하다는 인상이 짙다.
다만 한국경제가 외국의존형의 체질로 바뀌고 개혁작업이 자화자찬성 요란한 구호로 변질되면서 국제경쟁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잖다. 따라서 현 정부 경제개혁에 대한 평가는 섣부른 감이 있다.
또 정부는 '햇볕정책'을 대내외에 천명하면서 한반도 평화기반조성과 남북화해에 집요할 정도로 온갖 정력을 투입했다. 아쉬운 것은 남북간 정부차원의 대화가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고 북한은 요지부동이다.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도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북한의 처참한 사정 때문에 우리 측의 일방적인 북한원조에 대한 이해가 크게 확산되었지만 보수층들은 여전히 북한 집권세력의 연장을 도와 줄 뿐이라고 따가운 비판을 하고 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김 대통령이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여 연내 성사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미, 일, 중, 러 등 4대 강국과의 관계를 개선시키는데 주력했으며 결실도 어느 정도 거두었다. 그러나 이는 우리 경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수용과 일본에 대한 역사적 용서와 문화수입에 기인한 면도 있다. 외교분야는 외형과 달리 실리 면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 정부의 최대 실패는 정치분야다. 자민련이 공동정권의 한 축에서 발을 빼면서 헌정사상 초유의 공동정권실험도 큰 위기에 봉착했다. 여야는 지난 2년 동안 세풍, 총풍, 옷로비의혹, 언론문건파동 등을 겪으면서 내내 대립과 갈등으로 세월을 보냈다. 옷로비 의혹과 호남편중 인사 시비는 김 대통령에게 큰 상처를 남겼으며 이는 지역주의 망령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이 총재로 있는 집권여당은 물론 정치권에 대한 개혁도 미진,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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