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철 찾은 장애인 귀빈

"고막을 때리는 기계굉음도 상쾌하게 들립니다. 자동차나 배를 만드는 철판이 이곳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23일 오전 포항제철에 귀한 손님이 방문했다. 주인공은 16명의 대구 선명요육원생들. 모두가 정신지체나 지체부자유 1·2급의 중증 장애인들로 평소에는 소풍날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바깥 출입도 어려웠던 사람들이다.

특히 포철처럼 시계(市界)를 뛰어넘는 원거리 외출은 많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등 문제가 뒤따라 '큰 마음'을 먹지 않고는 엄두도 못낼 일. 이날 나들이에서 원생들이 느끼는 즐거움도 그만큼 클 수 밖에 없었다.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지만 이들중 포철을 알고 있는 사람이 1∼2명에 불과했는데, 뇌성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이수나(22. 여)씨는 "대구에서 멀지않은 곳에 이렇게 큰 공장이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의 포철 방문은 비장애인들의 삶을 직접 보게 해줌으로써 성년이 다 되도록 시설안에서 소일해온 원생들에게 일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노동의 가치를 느껴 건전한 사회인으로 통합시키려는 요육원측의 2000년 프로그램중 하나로 이뤄졌다.

거동불편에 따른 안전사고의 우려 또한 없지 않아 망설이던 참에 포철이 이들을 환영한다는 뜻을 표시해와 첫번째 행선지로 포항이 결정됐다. 황인완 포철 섭외실장은 "제철소를 보고 활력을 얻을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국빈만큼이나 귀한 손님"이라며 "앞으로도 이같은 내방객들은 절대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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