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8시간 죄수복 활보가 웬말

광주법정 탈주범들의 검거에 나선 경찰의 행태는 그야말로 '치안행정의 실종'으로 치부할 수 밖에 없다.

광주에서 탈주한 범인들이 서울.안산 등지에 도착할 때까지 무려 18시간동안 죄수복을 입고 활개를 쳤는데도 경찰검문 한번 받지 않았다는건 도대체 이땅에 경찰이 있는건지 근원적인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 대상이 다른 사건도 아닌 바로 법정탈주범들이 아닌가. 신창원 사건으로 경찰은 그동안 숱한 질책도 받았지만 그 반면 탈주범 검거 훈련은 그야말로 '실전상황'에서 치른만큼 이번사건은 그 교훈을 바탕으로 쉽게 검거될 것이라고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사건이 터진후의 경찰의 검거작전이나 행태는 그야말로 우왕좌왕 어쩔줄 몰라 쩔쩔매는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난뒤의 경찰의 행태는 과연 국민의 안전을 그들에게 맡겨도 될까 회의가 들 정도였다. 우선 초동단계부터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고 할수 밖에 없다.

사건발행 50여분만에 광주일대에 대한 본격 검거작전에 들어갔으나 그때는 이미 범인들이 경찰의 수색망을 벗어난 후였다. 그렇다면 그들의 연고지인 서울.안산등지로 향하는 모든 길목을 차단, 검문검색을 펴는건 당연한 이치이지만 이게 그야말로 '눈뜬 장님'이었다는게 두번째 문제였다.

첫 검문소를 발견한 범인들이 차량을 버리고 걸어서 검문소를 멀리 돌아갈때까지 검문경찰은 거의 마네킹이나 다름없는 행각으로 이들의 탈주를 쉽게 놓아준 셈이다.강력사건이 터질때마다 거론되는 검문의 근원적인 문제점이 노출된 셈이다.그다음 세번째는 서울시내의 지하철을 죄수복을 입고 돌아다녔는데도 지하철 수사대의 어느누구도 죄수복에 눈길을 주지 못했다는건 비단 이사건에서 뿐 아니라 과연 이같은 근무행태로 수많은 지하철 범죄를 감당할 자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개탄스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이번 사건도 역시 시민신고가 아니었으면 범인 검거가 그렇게 빨리 이루어 질수 없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 평화시장의 옷가게 주인이 죄수복 차림의 범인들을 경찰에 신고한 것이 바로 검거1호의 공로였다. 문제는 출동한 10여명의 경찰이 어설프게 대응하는 바람에 독안에 든 주범은 놓치고 공범만 겨우 검거한 것도 경찰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노출한 것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이번사건에 임한 경찰의 치안 행정은 기초부터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경찰 스스로 자각하고 그에 대한 책임은 물론 근본대책을 강구해주길 경찰청장은 그 직위를 걸고 국민들에게 약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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