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28정신을 살릴 구체안을

2.28 민주의거는 오늘로서 40주년을 맞았지만 해가 갈수록 역사의 뒤안길에서 잊혀져가는 것은 안타깝기만하다. 더욱이 민주의거가 일어났던 이 고장 대구.경북에서조차 그 때의 일을 알고 있는 이들이 그렇게 많지 않고 그보다는 권위주의적 이데올로기가 이 지역의 정서인양 널리 인식되고 있는 현실은 비통한 심정을 가지게도 한다. 그러나 90년대들어 지역의 당시 2.28주역들이 공식적인 2.28 기념사업회를 만들고 올해는 대구시 당국과 함께 범시민적 특별기념사업회까지 설립, 2.28에 대한 대대적 기념사업과 더불어 정당한 역사적 자리매김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시민정신의 뿌리로서 국채보상운동과 나란히 2.28 민주정신을 현양하려는 사업은 늦었지만 무척 감동적이다.

의거후 처음으로 2.28 민주운동사를 정사적(正史的)으로 정리함으로써 먼 후대에까지 그때의 역사적 사실과 정신을 전승할 준거를 마련한 것과 대구시내 중앙초등학교 자리를 2.28 민주공원으로 조성 시민정신의 표상으로 삼기로 한 것은 그 의의가 크다. 2.28 민주운동의 역사적 사실을 지역의 초등학교 교과서에 삽입해 자라나는 세대에게 지역의 민주전통과 정신을 가르치게한 것도 시민민주주의 시대의 토양을 다진 것이라하겠다. 또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2.28 정신의 세계적 보편성을 강조한 것은 2.28에대한 새로운 시대적 평가를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40주년의 대대적 행사도 일과성 이벤트만으로는 역사적 성취를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 2.28 정신을 오늘의 역사속에 숨쉬게 할 때 비로소 살아있는 2.28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28에 뿌린 민주화의 씨앗이 6월항쟁이후 이 땅에 줄기를 올리고 잎을 피우고 있었지만 경제주권을 상실한 IMF 관리체제를 맞게 된 것은 사회각분야의 비능률.불투명 속에 잔존한 비민주적 독소가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럴뿐아니라 지금도 우리국민의 사활이 걸려있는 절박한 과제인 정치개혁이 민주발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사실은 민주화의 길이 아직도 멀고 험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것은 2.28 정신이 지금 이순간에도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사회는 다른 선진 여러 국가들과 함께 시민민주주의 시대를 맞고있다 민주주의를 사회전반에 내실화하고 사회 구석구석이 투명해지려면 40년전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에 불을 당긴 2.28 정신의 참뜻이 되살아나야할 것이다. 아울러 그것이 대구.경북 지역민의 참다운 정신적 지주의 하나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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