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찰스 카트먼 미 한반도평화회담 담당특사간의 회담은 양국 관계개선의 이정표가 될 고위급 회담의 '최종' 준비회담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준비회담에서 미국측은 고위급 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참석자, 논의될 의제의 윤곽이 모두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북한 역시 미국측과 협의를 순탄하게 이끌어야만 관계개선 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북한이 당초 미국측과 양해했던 최종 준비회담 시기인 2월 말에서 1주일 가량 늦춘 배경도 이러한 판단과 무관치 않다는 게 우리 정부 당국의 시각이다.
뉴욕 준비회담의 초점은 수석대표가 누가 될 것인가와 고위급 회담 테이블에 놓여질 의제를 어느 정도의 범위로 확정하느냐에 쏠려 있다.
북.미가 베를린 회담에서 준비회담으로부터 약 1개월 뒤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기로 이미 합의, 시기는 대략 4월께 이뤄지는 방향으로 큰 틀이 정해졌기 때문이다.수석대표와 관련 현재까지는 북측에서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측에서는 웬디 셔먼 국무부 자문관 혹은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강 제1부상보다 고위급인 백남순(白南淳) 외무상, 김용순(金容淳) 당중앙위 비서 등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강 제1부상이 실질적인 협상파트너라는 점 등 때문에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가 대표보다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는 문제는 고위급 회담의 의제에 관한 것이다.
북한은 고위급 회담 의제 확정전 보다 많은 실리를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준비회담에서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식량지원 등을 요구해 왔고 미국은 고위급 회담에서 테러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하자고 주장, 마찰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미국측이 고위급 회담에서는 현안을 모두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음을 비춰볼 때 일단 회담 의제로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및 그에 따른대북 경제제재 전면 해제, 양국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상정해볼 수 있다.
또한 미국측의 희망사항인 북한의 영구적인 미사일 개발포기와 제네바 합의 지속 확약, 북측의 요구사항인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의 구체적 조치, 북.미 평화협정 체결 등도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예컨대 테러문제의 경우 향후 테러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확약을 요구하는 미국에 대해 북측이 그런 형식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듯, 양측의 견해차가 큰 사안들이 많아 이번 준비회담 의제선정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가 "뉴욕회담이 고위급 회담의 마지막 준비회담이기 때문에 의제설정 등에 어느 정도의 의견일치를 이뤄내려면 과거 북.미 회담보다 훨씬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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