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식투자 어른만 하나요

고교생인 ㄱ군(18)은 최근 부모의 동의를 얻어 ㅎ증권에 본인 명의로 주식계좌를 개설했다. 부모에게 받은 200만원으로 코스닥의 인터넷 관련 종목에 투자한 ㄱ군은 틈나는 대로 PC를 이용, 주가를 체크하는 등 '증권투자자'가 됐다.

ㄱ군과 같은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 주식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각 증권사 지점별로 차이가 있으나 고교생을 비롯한 미성년자의 계좌수가 지점마다 수십여개에 이른다는 것. 5천700여 계좌를 갖고 있는 모증권사 지점 경우 미성년자 계좌가 40여개이다.

미성년자 계좌의 개설유형은 크게 두가지. 부모가 직접 미성년 자녀 명의로 계좌를 만들거나, 자녀가 부모의 동의서를 갖고와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공모주 청약을 위해 부모가 자녀명의 계좌를 만들기도 하지만 미성년자가 직접 주식투자를 하려고 부모를 졸라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성년자 계좌의 투자금액은 200만~300만원이 대부분. 투자종목은 역시 신세대답게 컴퓨터 및 인터넷 관련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 증권사 한 직원은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홈 트레이딩을 하는 부모들 중 자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미성년자 계좌 증가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치관이 정립돼 있지 않은 미성년자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있는 반면 소규모 주식투자를 통해 경제감각을 익히고, 부모와 자녀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긍정적 측면도 없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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