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오는 푸른빛의 계절. 봄이다. 대지는 푸르른 색깔을 더해가고 겨우내 움츠렀던 만물이 기지개를 켠다. 이틀 지나면 경칩. 움직임은 더욱 속도를 붙여간다.
올해는 훈풍에 실려 오는 꽃소식은 예년보다 늦게 올것이라는게 기상청의 예보다. 개나리 꽃망울은 대구지역 경우 오는 24일쯤 터뜨리겠다는 것이고 진달래는 29일 쯤이 개화시기라는 얘기여서 3~5일 정도 늦을 것이라고 한다. 흔히 봄은 새로 태어나는 신비에 희망이 생성하는 때라고 하지만 남을 배려하고 마음을 여는 푸근함도 떠올린다.
'우리가 후끈 피어냈던 꽃송이들이/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빗방울이 또한 그러하여/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떨어지지 못하고/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나희덕의 시, '찬비 내리고'는 '마음 씀씀이'가 가슴을 적신다.
보는 꽃망울도 '당신이 힘드실까봐 아프지도 못한다' 또 3월 가고 4월이면 총선. 정직하고 마음이 넓은 일꾼을 가려내야 하지만 정치권을 바라보는 마음은 봄은 아니다.
지역감정.돈공천.색깔론을 싸고 '물고 물리기'가 너죽고 나살기이다. '쓰레기'에 '시궁창'응대, '신사'와는 거리도 멀다. 어디 인간세상사가, 또 역사가 새로운 현상만으로 굴러가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에 주저앉을 일은 더욱 있을 수 없는 일. 더불어 사는 세상에 남을 조금은 배려하는 열린 마음은 봄비처럼 생명을 배태하는 청량제다.
이 봄날, 새날에 나서자. 평소 계획한 일들을 열정있게 추진하고 거두어 들일 채비를 하자. 살아있는 자는 희망이 있다고 했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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