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현대미술가협회전

목재와 철을 이용한 기하학적 조형물에다 교통표지판이 달린 작품, 빨래 건조대를 거꾸로 매달아놓고 속옷과 실크천을 걸어놓은 작품, 한 밤중에 들판에 서 있는 벌거벗은 아이의 모습...

낯선 느낌과 알기 어려운 기호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2000 대구현대미술가협회전'이 2일부터 12일까지 대구문예회관(053-652-0515) 1~10전시실에서 열린다. 20대 신진에서부터 50대 중견작가에 이르기까지 130여명의 작가들이 솜, 신문지, 비닐, 실리콘, 금속 등 다양한 재료와 광선, 영상 등 갖가지 표현방법을 통해 회화, 설치, 판화 등을 선보인다. 권오봉, 김영세, 문형철, 박철호, 박희제, 백미혜, 양행기, 이교준, 이명미, 전종철, 정병국, 정태경, 최기득, 한은미, 홍현기씨 등이 출품작가의 면면들. 지난 1998창립, 올해 세번째인 이번 대구현대미술가협회전은 출품작가 수, 전시 규모 등에서 지역에서 흔치 않은 대형 전시회일뿐 아니라 뉴밀레니엄 시대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다각도로 제시해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구의 현대미술은 지난 70년대부터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싹을 주도적으로 키워온 전통을 바탕으로 이제 2000년 새 봄을 맞아 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변화를 위한 모색'에 나선다. 추상과 구상, 현대미술과 사실주의로 나누는 종래의 고답적 구분법을 거부하며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우리 미술을 허약하게 하고 파행으로 치닫게 하는 현실을 직시, 변화를 갈망하는 작가들의 모험심이 작품속에 담겨져 있다.

전시회장을 찾는 관람객들은 이러한 작가들의 뜻을 헤아리고 강한 호기심으로 작품에 다가선다면 현대미술이 지닌 다채롭고도 풍성한 면모를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표현주의, 다다이즘, 미니멀 아트, 극사실주의 등 여러 사조가 뒤얽힌 가운데 오늘과 미래의 다양한 흐름들을 나타내는 현대미술을 이해하고 느끼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정병국 대구현대미술가협회장은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이 현대미술에서 멀리 떠나있는 일반 대중이나 애호가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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