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할리우드는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술렁댄다.
그러나 그 한켠에서 아카데미를 질겅질겅 씹어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골든 래즈베리 어워드. 그 해 최고의 영화를 선정하는 아카데미와는 달리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영화 사형 집행인'들이다. 시상식에 참석하는 수상자들이 전무하지만 올해로 20회를 맞으면서 여전히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는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1'과 배리 소넨필드 감독의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가 '지난해 최악의 영화'라는 영예(?)를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됐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은 '최악의 작품상'을 비롯 '최악의 감독상''최악의 각본상'(조지 루카스) 등 무려 8개 부문에 후보를 냈다.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도 작품상을 비롯, '최악의 남우 주연상'(케빈 클라인), '최악의 커플상'(케빈 클라인.윌 스미스) 등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이외 최악의 작품상에는 '빅 대디'와 '블레어 윗치' '더 헌팅'이 올랐으며, 최악의 감독상에는 '더 헌팅'의 장 드봉, '빅 대디'의 데니스 듀건, '엔드 오브 데이즈'의 피터 하이암스가 포함됐다.
최악의 남우주연상에는 '병 속에 담긴 편지'의 케빈 코스트너, '빅 대디'의 아담 샌들러, '엔드 오브 데이즈'의 아놀드 슈왈제네거, '바이센테니얼 맨'의 로빈 윌리엄스가 선정됐다.
또 최악의 여우주연상에는 '블레어 윗치'의 헤더 도나휴, '크레이지 인 알라바마'의 멜라니 그리피스, '잔다르크'의 밀라 조보비치, '글로리아'의 샤론 스톤, '엔트랩먼트'의 캐서린 제타 존스가 올랐다.
특히 올해는 가장 미국적인 영화들이 대거 포함돼 할리우드 영화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구겨지는 해가 됐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은 미국이 목을 매고 있는 테크놀로지의 선두주자이며, '와일드...'는 서부영화와 현대 액션의 접목, '빅 대디'는 미국식 유머에 포커스를 맞추었고 '블레어 윗치'는 인터넷이 만든 '뻥튀기' 홍보 효과로 덕을 본 영화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비롯해 케빈 코스트너, 샤론 스톤, 캐서린 제타 존스 등 후보자들도 가장 미국적인 캐릭터들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인 오는 25일 열리는 시상식에는 난도질한 필름 조각과 금색 스프레이로 칠해진 플라스틱 트로피가 수여된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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