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 뺏긴 경찰에 시민 '불안'

한 밤 아파트단지에서 여자 주민을 폭행하던 용의자와 주민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에서 격투를 벌이다 권총 1자루와 실탄 4발을 빼앗겼다. 이에 따라 총기탈취범의 제2·제3의 범행이 우려돼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사건발생=1일 밤 10시50분쯤 동구 신암3동 신암아파트 13동 뒤편에서 김모(23·여·동구 신암3동)씨가 폭행당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남신암파출소 소속 경찰 2명이 출동했다. 목격자 김모씨(38)는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범인이 김씨를 심하게 때리고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출동 경찰관 중 최모 경장(31)은 범행현장에서 궁전예식장쪽으로 달아나는 범인을 쫓아 공포탄 1발을 쏘며 350m가량 추적, 유성목욕탕 뒷골목에서 범인을 발견했다. 최 경장은 범인과 1대1로 맞붙어 격투를 벌이다 둔기에 뒷머리를 맞고 실신했다

범인은 최 경장이 쓰러지자 실탄 4발이 든 3·8구경 권총을 탈취한 뒤 궁전예식장쪽 주택가 골목으로 달아났다. 최 경장은 순찰차를 몰고 뒤늦게 달려온 장 경장(33)에 발견돼 파티마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상처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김씨는 "이날 밤 10시40분쯤 아파트앞 약국에서 약을 사고 귀가하던 중 술냄새를 심하게 풍기는 범인에게 끌려가 얼굴을 여러 차례 구타당하다 경찰관이 출동하는 사이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범인 및 수사=경찰은 범인이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남자로 175cm가량의 키에 갸름한 얼굴에 코가 크고 중간 가르마를 했으며 회색계통의 잠바를 입고 있었다고 밝혔다. 범인은 최 경장과 싸우는 과정에서 머리와 손가락(시지)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일 동구 신암동 남신암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 피해자 김씨 주변인물을 대상으로 수사를 펴는 한편 주변 불량자나 성폭행 또는 강도 전과자를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하고 있다.

또 권총을 탈취한 범인의 제2범행 가능성도 높아 도주로 차단을 위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동대구역 일대 등 현장주변을 대상으로 범인검거와 총기수색에 나서고 있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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