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또 돈선거 10억대 큰 손까지

16대 총선이 한달여 앞으로 닥치면서 출마예상자들을 겨냥한 '선거기술자'들이 날뛰는가 하면 핵심 운동원 '영입전쟁' 또한 치열, 돈 선거를 부추기고 있다.

출마예상자들로서도 이들 브로커의 '영입' 여부에 당락의 운명을 걸 만큼 경쟁적이어서 이같은 빗나간 현상이 예비선거 성격마저 띠고 있다.

이들은 특히 각종 동창회나 친목모임, 종교단체의 명부 등을 제시하며 금품을 요구하는'전통형 선거꾼'은 물론 잦은 선거운동경력을 지닌 핵심 운동원, 출마경험이나 단체장,기초의원 등 전력(前歷)을 앞세워 금전적 대가를 바라는'매머드급'브로커까지 가세, 공명선거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의 주 타깃은 조직력과 지역 연고가 취약한 출마예상자나 정치신인들. 또 공천 후유증이 심한 곳이나 출마예상자 난립 지역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한 정당관계자는 "선거때만 되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다 선거 막판에 후보자에게 조직이탈을 들먹이며 거액을 요구하는 선거꾼들이 현재 상당수 선거진영에서 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형 브로커

이번 총선의 특징은 과거 수차례의 선거를 거치면서 소위 지역구의 '토호세력'으로 자리잡은 대형 선거브로커의 출현.

대구시내 전직 자치단체장 출신 ㅇ씨와 수차례 출마경험을 가진 ㅇ씨의 경우 상당한 대중동원능력을 앞세우며 각기 자신의 연고지역 일부 출마예상자와 접촉, 10억원대의 영입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들은 출마예상자들에게 자신의 선거조직을 건네주는 대가로 '섭섭지 않은 대우'를 요구하며 협상중"이라고 했다.

달성군의 경우 1천여명 동원가능한 사조직을 거느린 모씨가 특정 출마예상자 진영에 가세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수억원대의 사례비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출마예상자 측은"인간적 친분 때문에 캠프에 가세하고 있을 뿐, 금전과는 무관하다"며 이를 부인했다.

▨핵심운동원 확보 경쟁

과거 선거에서 유력 후보들의 선거본부장, 당직자 등을 맡았던 핵심 선거운동원에 대한 주가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거물급 출마예상자가 난립하는 중구와 수성구의 경우 스카우트 비용이 사무국장 1억원, 부장급이나 동책은 2,3천만원 정도로 거론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모후보의 사무국장을 맡은 한 인사는 활동비 외에 1억원의 사례비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마쳤다"고 털어놨다. 이들 선거구는 갑자기 외부에서 뛰어든 출마예상자들이 많아 단기간에 '조직선거'를 할수 있는 핵심 운동원의 필요성이 절대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성구의 한 지구당 사무국장 역시 상대진영 두명의 출마예상자로부터 동시에 1억원의 사례비를 내세운 영입제의를 받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빼내가기. 한 정당 관계자는 "후보가 난립한 한 지역구에선 당선을 위해 최소 60억원 이상을 뿌려야 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로 이번 선거에선 돈냄새가 너무 풍긴다"고 말했다.

▨군소브로커 난립

군소 선거브로커의'입질'도 여전하다. 문 연 지 20여일 된 달서구 출마예상자 모씨 사무실엔 최근 하루에도 20,30명의 선거브로커들이 전화 및 방문공세를 펼치는 바람에 사무실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 할 지경. 이들은 모씨가 자금동원력이 상당하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선거운동에 뛰어든 뒤 '한몫'잡으려는 전문 선거꾼들. 사무실 관계자는 "1천여명의 이름이 담긴 동창회 명부를 들고와 노골적으로 금품 요구를 하는 사람부터 '자신을 선거책임자로 써주지 않으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협박형까지 있다"고 귀띔했다.

또 북구, 달서구 등 일부 선거구에서는 현역 구의원 상당수가 '당적과 관계없이 밀어주겠다'며 노골적인 추파마저 던지고 있다는 게 선거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한편 선거브로커 특별단속에 나서고 있는 경찰과 선관위는 "브로커들의 장담대로 이들의 활동이 실제 득표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출마예상자와 브로커간 거래가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라 밝혔다.

姜秉瑞.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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