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들 '한판 겨루기 '

'이율, 대출조건, 편의성, 부대 서비스 등 4대 조건을 살펴라'

이달 중순 예정된 시중은행의 주택청약 예· 부금 판매개시를 앞두고 은행마다 고객잡기에 비상이 걸렸다. 다양한 우대조건을 마련하고 벌써부터 고객확보를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은행에선 이미 가접수에 나섰다는 얘기까지 들릴 정도다.

은행들이 이 상품에 목을 매다시피 하는 것은 시장 자체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지만 계약고에 걸린 상징적 의미가 적잖기 때문이다. 시중· 지방은행에 관계없이 전국 은행들이 한 상품을 놓고 겨루기는 96년 비과세 가계저축 이래 처음. 얼마나 고객이 몰렸느냐가 은행에 대한 시장의 평가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게 후반기 금융권 구조조정을 앞둔 은행들의 판단이다.

△가입할 만한 상품일까?=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주택보급률이 90%를 넘어선 시점에서 주택청약 관련상품이 팔릴 것인지 의문을 품는 이가 적잖지만 은행에선 낙관하는 분위기. 신규수요가 꾸준히 창출되고 있고 더 큰 아파트로 옮기려는 수요 또한 여전해 청약통장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여기에 은행간 경쟁으로 여타 예금상품보다 금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2천만원까지 세금우대로 가입할 수 있어 전국적으로 최소 20만계좌, 최대 100만계좌는 팔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구은행 고객지원부 강영호 차장은 "세대주만 들 수 있었던 가입제한이 풀리면서 밑져야 본전이란 계산으로 청약통장 하나 정도 갖는 개인이 크게 늘 것"이라며 "문의전화가 많아 5만계좌 이상 약정은 무난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상품 비교 포인트는?=상품이 정식 판매되면 은행별 카탈로그를 구해서 비교해 본 뒤 결정한다. 포인트는 금리, 대출조건, 편의성, 부대 서비스 내용. 〈표 참조〉

예상되는 금리는 8~9.5%선. 주택은행의 현재 금리 7~7.5%보다 1~2% 높은 선이다. 주택은행도 현 금리에서 0.5%쯤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행간 극심한 눈치보기로 판매 임박해서야 금리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대출조건에서는 불입액의 몇 배를 대출해주는지 따져본다. 불입액까지만 대출해주는 은행에서부터 1.5배, 2배 대출해주는 곳까지 차이난다.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 은행이 있는지 하는 접근 편의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문. 특히 대구은행은 지역 최다 점포망을 내세워 고객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행사 및 부대 서비스도 놓칠 수 없다. 추첨행사부터 무료 보험가입, 이사비용 제공 등을 내세우고 있다. 주택은행은 특히 주택공급 및 장기 대출상품에 관한 축적된 경험으로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의점=기존 주택은행 청약통장을 해약하고 다른 은행에 신규가입할 경우 주택은행 가입으로 누리던 이익, 예를 들어 1순위 자격 등을 모두 상실하게 된다. 주택은행은 이 때문에 전국 146만 계좌, 4조9천억원에 이르는 기존 가입자중 빠져나갈 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李相勳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