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건강한 사회를 위해

몇 년전 미국의 석학 제로미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이라는 책을 통해서, 선진사회의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의 경우 지난 20여년간 기계화.자동화, 과감한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보다 없어지는 일자리가 훨씬 더 많았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당연히 실업률은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의 경우 IMF 체제하에 있는 우리 나라보다 실업률이 훨씬 높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와 같은 경쟁의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상황하에서는 계속될 수밖에 없고, 극소수의 고임금 근로자와, 절대다수의 저임금 근로자 및 실업자 구도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리프킨은 나눔의 논리를 제시한다. 즉 일자리를 나누어 갖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로시간의 단축, 우리 사회를 밝게 하는 각종 비정부기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정규직화 하는 것 등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리프킨의 주장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본다. 지난 3, 4년간 우리 나라에서도 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저임금 임시 근로자로 전락하였다. 문제는 앞으로도 경쟁력을 더욱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실업자와 임시직 근로자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데 있다. 일종의 악순환이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지만, 그에 비해 없어지는 일자리는 더 많다는 점이다. 이와같은 문제에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경쟁의 논리나 효율의 관점보다는 사회전체의 건강성, 통합성을 확보할 수 있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본다.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허덕이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정부의 정책기조에 변화를 기대해 본다. 박세정.계명대 교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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