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13총선 판세 윤곽-대구

민주당과 한나라당, 자민련 등 여야 3당의 공천자가 확정된 가운데 한나라당의 공천 파동의 결과 탄생한 민국당도 조만간 주요 지역에 대한 공천자를 확정할 것으로 보여 4.13 총선의 대결구도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대구.경북 지역의 주요 4개 정당 공천자와 공천예상자 그리고 군소정당과 무소속후보 등 출마예상자를 지역별로 정리,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구도를 미리 그려봄으로써 유권자의 제16대 총선 관전(觀戰)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중구=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백승홍 의원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여야의 거물급 인사들이 저마다 출마를 저울질을 하고 있어 대구 정치 1번지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특히 지역 바람을 기대하고 있는 민국당에서는 이수성 전총리를 후보 1순위로 거론하고 있어 이 전총리와 백 의원과의 격돌이 예상된다. 이 전총리에 이어 김현규 전의원도 차순위로 거명된다.

민주당에서는 수성구에서 건너 온 이치호 전의원이 나섰으며 자민련에서는 이곳 출마 경력이 있는 박양식 전경북대교수를 공천해 일전을 벼르고 있다. 그러나 이 전의원의 경우 일정한 고정표를 갖고 있는 유성환 전의원이 민주당을 탈당,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 큰 마이너스 요인.

백 의원은 서구에서 지역구를 옮긴 약점이 있지만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측근으로 박창달 위원장을 제치고 공천을 따낸 저력을 내세운다. 반면 이 전총리는 중구가 대구의 정치1번지라는 점을 감안, 이 지역에서 민국당 바람을 일으킬 생각이다.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한 가능성도 이 전총리의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동구=서훈 의원이 현역이지만 한나라당 공천에서 이회창 총재의 측근으로 원외인 강신성일 위원장에게 밀려난 곳. 서 의원은 절치부심, 민국당에 합류해 본선에서 강 위원장에게 역전한다는 계획이다. 서 의원은 두번 씩이나 무소속으로 당선될 수 있을 정도의 탄탄한 조직적 기반과 특유의 뚝심과 입심을 활용해 공천탈락의 어려움을 딛고 3선고지를 넘겠다는 생각이다.

강 위원장은 연예계 생활을 통해 쌓은 높은 대중적 인기와 인지도, 공천파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고한 지역의 한나라당 분위기가 무기다.

자민련 윤상웅 위원장은 지난 15대 총선 당시 무소속의 서 의원에게 근소한 표차로 2위를 했던 선전의 재현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신당에서는 최규태 위원장, 무소속으로 오기환 전구청장등도 출마가 거론된다. 민주당도 막판에 시의원을 지낸 안원욱 관음교통 대표를 공천, 총선전에 가세했다.

◇서구=한나라당 강재섭 의원의 아성에 지역토박이들이 대거 도전장을 던졌다. 강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경쟁자이던 백승홍 의원을 중구로 밀어낸 뒤 4선 고지 등정을 자신하고 있다. 그래도 반DJ의 선봉은 한나라당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대구시지부장으로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을 추스르는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다. 또 지역의 차세대 주자라는 개인 이미지에도 많은 손상을 입었다.

강 의원의 4선 등정 저지에 나선 서구 토박이들도 만만한 인물들은 아니다. 민국당에서는 지난 15대 총선에서 강 의원을 낙선 위기로 몰아넣었던 서중현 전민주당 위원장이 공천을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서 전위원장은 발로 누빈 서구의 서민표와 잦은 낙선에 따른 동정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자민련과 무소속 후보로 나설 김상연.최백영 전대구시의회의장의 도전도 만만찮다. 이들은 지방정치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기 때문에 중앙무대에 익숙한 강 의원에게는 색다른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구=자민련 이정무 의원의 아성에 한나라당이 현승일 전국민대총장을 내세워 한판 격돌을 벼르는 지역이다. 이 의원은 자민련 원내총무, 건교부장관 등을 지낸 높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3선 고지를 향해 나서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의 정당 지지도가 워낙 낮아 개인 지지도를 까먹고 있는 것이 이 의원에게 부담이다. 주위로부터 탈당 권유를 받고 있지만 이 의원은 지난 97년 대선 당시 그 어려운 시기에도 신의와 의리를 지켰다며 정면승부를 공언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 정서가 있더라도 인물론으로 승부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의 현 전 총장은 낙하산 공천을 받을 정도의 비중과는 달리 지역이나 조직기반이 취약한 것이 약점으로 통한다. 중앙당에서도 이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현 전 총장은 대구지역의 친한나라당 정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조현국씨가 뛰고 있다. 그밖에도 무소속의 양동석씨도 열심이다.

◇북갑=한나라당 박승국 의원과 자민련 채병하 위원장의 재격돌이 관심인 지역. 박 의원과 채 위원장은 지난 98년 7.21보궐선거에서 격돌을 벌인 바 있기 때문에 이 지역 선거를 일찌감치 과열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박 의원은 교육위 활동과 지역 토박이론을 내세워 다시 한번 승리를 쟁취한다는 복안. 다만 낙천 위기로 내몰릴 정도로 지역의 지지도가 낮은 것이 걸림돌이다. 채 위원장은 재력과 대구상의회장 경력 등 실물경제통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설욕을 벼르고 있다.

또 민국당 후보로는 김용태 전 청와대비서실장과 김석순 킴스치과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민국당 후보로의 출마여부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원장은 한나라당을 탈당했고 민국당 발기인에 참여해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민국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 이지역 선거는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 안경욱 위원장과 무소속의 조원진씨도 틈새를 노리고 열심히 뛰고 있다.

◇북을=안택수 의원이 무경합일 정도로 일찌감치 한나라당 공천자로 결정된 가운데 민국당 측에서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어 격돌이 예상된다. 특히 이수성 전 총리의 이 지역에 출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선거결과를 예단키 어렵다.

안 의원은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옮긴 약점을 갖고 있지만 한나라당 대변인 등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공천자로 낙점돼 비교적 느긋하게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안 의원은 대변인 생활 2년반 동안 지역구를 등한시 한 점을 의식해 최근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실점 만회에 주력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이곳에 칠곡과 인접해 있고 그 곳 출신이 많이 산다는 점에서 북을구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 외에도 이성환 계명대교수가 민국당 공천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최경순 위원장이 나서고 자민련에서는 장갑호 위원장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수성갑=자민련의 박철언 의원에게 영입케이스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김만제 전 포철회장이 도전한다. 여기에 한나라당 공천에 불만을 품은 이원형 위원장이 무소속 또는 민국당 후보 출마를 놓고 고심하고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 쉽지 않다. 권오선 전 민주당위원장도 어떤 식으로든 출마가 예상된다.

판세는 출마자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고정표가 많은 박 의원이 한나라당 지지 기반을 나눠 가질 김.이.권 후보 등 여타 출마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인다. 한나라당에서도 박 의원의 고정표가 20%를 약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지역에서는 박 의원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 성향이 워낙 극단으로 갈려 있어 이런 현상이 어떻게 표로 반영되느냐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반면 김 전 회장은 경제계에서의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박 의원의 아성을 허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약간 흔들림이 있지만 한나라당 분위기를 업는다면 결코 불리한 싸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선권이라고 자신하지는 못하지만 이.권 두 사람의 특표력도 모두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 역시 당락을 가를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수성을=15대 총선 낙선 뒤 지구당을 내줬던 윤영탁 전 의원이 권토중래,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자민련의 대구시지부장인 박구일 의원과 '리턴매치'를 벌이게 된다. 여기에 민국당의 이진무 전 대구시정무부시장이 참신성과 전문성을 내세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또 대구지역 선거운동의 새바람을 일으킨 남칠우씨가 재도전한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박세환 의원을 밀어낸 윤 전 의원이 인지도와 지지도에서 많이 앞서나가고 있어 다소 유리해 보이지만 대구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표심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인지도 등에서 열세인 이 전 부시장의 경우 공직.교직.금융계 유권자를 기점으로 지지세가 확산될 것으로 믿고 있다. 지난 15대 총선에서 이 지역의 당락의 가른 서민층 밀집지역인 수성,중.파.상동의 향배가 이번에도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박 의원에게 몰표가 나온 수성동 지역이 다시 몰표 성향을 나타낼 지 각 후보가 골고루 나눠 가져갈 지가 주목된다.

◇달서갑=15대 총선에서 녹색돌풍으로 당락이 갈라진 자민련 출신의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과 신한국당 후보였던 김한규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서 재대결을 벌인다.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를 정치철새라고 비난한다. 박 의원은 김 전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 자민련으로 갔다가 다시 무소속으로 나섰다고 꼬집는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오히려 박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시켜 준 당을 저버리고 시류에 편승한 전형적인 정치철새라고 반박한다. 자신은 밀려난 것이지만 박 의원은 제 발로 당을 옮겨다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민주당의 박기춘 위원장은 틈새를 노리고 있다. JC와 한청 등 오랜 청년조직 활동이 주요 기반이다. 여기에 민주국민당에 공천 신청을 한 이상섭 경도대 교수와 무소속의 김팔술씨가 475세대(40대, 70년대 대학학번, 50년대 출생자)의 전문가를 자처하며 기성 정치인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달서을=낙승을 기대하던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생 전경환씨의 등장으로 긴장하고 있다. 승패를 떠나 전씨의 출마로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지역이다. 이 의원은 깨끗한 이미지와 무리없는 의정활동으로 공천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나 지명도에서 이 의원 못지 않고 자금력에서 월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전씨의 출현으로 당락을 떠나 선거전에서 상당한 '출혈'이 예상된다. 전씨 측은 합천과 고령출신, 영남중.능인고 동문, 새마을 조직 등을 기반으로 이 의원의 아성을 허물 수 있다고 자신한다. 반면 이 의원은 15대 총선 당시 자민련 바람을 막아낸 저력과 대구시장 선거를 통한 지명도를 내세우고 있다정덕규 민주당후보는 대구시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상인동 폭발사고 유가족협회 활동 등 서민과 같이 호흡하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달성군=한나라당의 박근혜 의원과 민주당의 엄삼탁 대구지부장이 98년 4.2보선에 이어 다시 맞붙는다. 여전히 식지 않는 대중적 인기도가 최대 무기인 박 의원은 한나라당의 부총재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강단도 보여줬고 총선 후에는 당내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영역을 구축할 것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지역 발전에 대한 공헌도 등 지역구 활동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흠이다.

반면 엄 지부장은 당적이나 이력을 떠나 달성지역 발전의 적임자라는 점을 최대 무기로 강조하고 있다. 비록 원외임에도 지역사업에 대한 공헌도나 민원 해결 등에서 현역 의원 못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이번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반 DJ정서 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자민련의 우태주 위원장이 막판에 선거전에 뛰어들어 양자 대결 구도를 3파전 구도로 만들었다. 우 위원장이 두 사람의 재대결 틈바구니를 비집고 얼마나 선전을 벌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정치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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