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충남에서 마치 '중원(中原)'쟁탈전을 방불케하는 격돌을 벌였다.
자민련 텃밭을 공략 중인 이 위원장이 '서산에 지는 해'라는 표현을 동원해 JP의 자존심을 건드리자 김 명예총재는 이 위원장을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라고 몰아붙이면서 '굴러온 돌' 내몰기에 주력했다.
도전자 입장의 이 위원장은 당진지구당(위원장 송영진·宋榮珍) 개편대회 등에서 JP에 대한 충청권의 예민한 정서를 감안, '충청인 자존심의 표상' '40여년 근대화·산업화의 지도자' 등으로 예우를 갖추면서도 '새일꾼' '새태양'론으로 자신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JP의 명예퇴진을 은근히 재촉했다.
이에 대해 수성자인 JP는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에게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킨 장본'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간간이 이 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병행했고, 이한동(李漢東) 총재도 이 위원장을 '이인제군'으로 격하시키며 JP와 보조를 맞췄다.먼저 이 위원장은 "2차대전 끝무렵 영국민이 전쟁영웅 처칠 수상 대신 노동당의 애틀리 수상을 선택한 것은 나라를 재건할 새로운 일꾼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면서"미래를 위한 새로운 일꾼이 누구인지 냉정하게 심판해야 한다"며 'JP는 과거, 이인제는 미래'라는 논리를 동원했다.
특히 그는 "서산에 지는 해는 장엄하고 아름다울 수 있지만 생명을 부추겨 성장을 촉진시킬 수는 없다"면서 "이제 새로운 태양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JP에 대한 대안으로서 자신을 부각시켰다.
이인제 위원장은 또 "자민련은 보수의 깃발을 펄럭이고 있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으며 개혁하지 않으면 미래를 열 수 없다"면서 "내가 논산출마를 결심한 것은 전국적인 국민정당이 필요하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며, 김 전 총리의 논산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일전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면 김 명예총재는 부여지구당(위원장 김학원·金學元) 후원회와 논산·금산지구당(위원장 김범명·金範明) 단합대회 등에 잇따라 참석, '어제와 전통과 신의'를 강조하며 이인제 위원장의 도전논리에 역공을 취했다·.
특히 김 명예총재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3·1절 축사에서 '전에는 영호남이 나쁘지 않았으나 5·16 쿠데타 이후에 완전히 갈라졌다'고 한 말은 잘못"이라면서"대한민국이 영호남으로 갈린 것은 71년 김 대통령이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해 내 고장에서 대통령을 내자고 했기 때문에 지역감정이 번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 대통령이 내각제 개헌 약속을 파기했다고 지적한 뒤 "약속을 어긴 사람이 잘못이지 속은 사람 잘못이 아니다"라면서 "속담에도 있듯이 남을 때린 사람은 다리를 뻗고 자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명예총재는 이 위원장의 고향인 논산에선 "바람을 일으키는 사람 치고 국가에 봉사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면서 "십 수년전 (고향을) 떠난 사람이 다시 와서 왔다갔다 한다고 (유권자들이) 따라 다녀서는 안된다. 그 사람은 논산에 대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직접 공세를 펼쳤다.
이 위원장에 대한 더 노골적인 공격은 이한동 총재가 맡았다. 이 총재는 "민주당은 자존심 높은 충청도민을 뭘로 보기에 민주당 선대위원장인 '이인제군'을 논산에 공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느냐"며 이 위원장의 급수를 한단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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