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유럽순방-이탈리아 방문 성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국빈방문한 이탈리아에서 정상외교를 통해 실질경제협력 강화라는 성과외에 대북문제에서 '의미있는 외교'를 펼쳤다.

올 연초 북한과 수교한 이탈리아로부터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고 남북대화의 장에 북한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는 3일 오후(한국시간) 김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북한과의 접촉시 한국정부와 충분한 상의를 거쳐 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하고, 21세기에도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남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탈리아가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이탈리아는 북한과의 수교를 계기로 북한을 국제사회의 대화테이블로 이끌어내 핵확산금지, 인권 등의 문제를 대화로 풀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달레마 총리가 이달말로 예정된 람베르토 디니 외무 장관의 북한 방문을 통해 북한에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설득하겠다고 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이탈리아의 입장 표명은 한.미.일 3국이 중심이 된 대북포용정책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데 이어 서방 선진국들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사 노릇을 자임하고 나서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탈리아의 디니 외무장관이 김 대통령과 참피 대통령과의 회담에 배석한 자리에서 "북한과의 접촉을 통해 북한이 이제는 고립에서 벗어나야 하며, 이를 위해 남북 대화가 필요하고, 아울러 북한의 인권문제를 개선하지 않고는 국제사회에 나오기힘들다는 점을 계속 설득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탈리아의 한반도 문제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방증하고 있다.

이처럼 서방 선진국중 맨 먼저 지난 1월 대사급 수교에 합의한 이탈리아가 북한의 국제화에 기여토록 노력하겠다고 김 대통령에게 밝힌 것은 북한문제 해결에 대한 한국과 우방의 새로운 협력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정부와 달리 김 대통령 정부는 그동안 서방에 대해 북한과의 수교를 권장하면서 북한과의 접촉 과정을 투명하게 한국에 알리고, 북한에 대해서도 남북대화필요성을 인식시켜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그런 우리 입장에 이해를 표시하고 이를 실천에 옮긴 첫번째 나라가 이탈리아인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과의 수교를 앞두고 있는 호주와 필리핀도 이탈리아가 전개해온 대북수교 과정을 모델삼아 우리와의 협의하에 대북수교를 추진하면서 남북문제를 개선하고 동북아의 평화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