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타는 모심 멍드는 동심

스케치북, 크레파스, 물풀 2개, 딱풀 2개, 양면 색종이 20묶음, 단면 색종이 10묶음, 켄트지 30매, A4복사용지 2묶음과 B5복사용지 1묶음, 두루마리 휴지 3개, 사각티슈 1통, 본드 1개…

주부 황모(33.대구시 북구 태전동)씨는 4일 위의 모든 물품들을 한꺼번에 사야만 했다. 이달부터 올해 4살난 둘째아들을 보내기로 한 어린이집에서 사전 준비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맏이를 유치원에 보낼 때 경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황씨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꼭 이래야만 하는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대부분이 새로 입학하는 어린이들에게 6개월~1년치 준비물을 한꺼번에 갖고 오도록 해 부모들의 불만이 높다. 게다가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데 필요한 물품이 아닌 화장지 등 생활용품까지도 6개월~1년동안 사용할 것을 한몫에 요구해 원성을 사고 있다.

황씨는 "스케치북이나 크레파스 등 일부 용품을 제외하고는 그때 그때 필요할 때 요구해도 될 터인테 한꺼번에 1년치분을 준비토록 하고 특히 화장지까지 갖고 오라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수시로 용품을 가져오라고 하면 학무모들이 번거로울까봐 6개월~1년치분을 한꺼번에 준비토록 하고 있고, 아이가 다니는 것을 중단할 때는 남은 물품을 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씨는 "이사 등 집안사정으로 아이를 도중에 못 보낼 때 남은 용품은 돌려달라고 할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전직 유치원 교사로 올해 다섯살인 아들을 올해 처음 어린이집에 보낸 주부 윤모(30.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도 물품 내역은 다르지만 준비물을 마련하는 데 7만원 가량을 썼다.

윤씨는"집안 형편이 넉넉치 않아 아이 한명을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한꺼번에 1년치 용품을 준비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했다.

宋回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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