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의료 기술의 서울 집중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대.계명대.영남대 등 지역 주요 의과대학의 주요 연구 실적 또한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의대 방사선과 한만청 교수와 숙명여대 문헌정보학과 이춘실 교수는 전세계 의학 분야 3천900여개 학술지 데이터 베이스인 '메드라인(MEDLINE)'에 실린 1988~1999년 사이 12년간의 논문을 분석, '한국 의과대학의 연구 논문 발표 실적'이란 이름으로 곧 발간될 한국 의과대학 회지(JKMS)에 기고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외국 학술지에 발표된 국내 의학자들의 논문은 총 4천881편이며, 지역의 계명의대가 75편으로 전국 41개 의과대학 중 17위, 경북의대는 70편으로 20위를 차지했다. 영남의대는 상위 2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지역 대학인 전남의대는 99편 12위, 부산의대는 78편 16위, 진주의 경상의대는 77편 18위, 전북의 원광의대는 71편 19위로 집계됐다. 또 상대적으로 교수 수도 적은 전북의대가 124편으로 9위에 올라 경북대 등과 좋은 대조를 보였다.
이런 분석이 알려지자 지역 의학계에서는 "한때 한강 이남의 최고 대학으로 손꼽혔던 경북대 의대가 왜 이리 됐느냐"며 "결국은 의료의 질과도 연결돼 서울 집중화를 부추길 것"이라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 의대 관계자는 "전남.전북대 등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연구 활동을 독려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해 왔다"며, "지역에선 과거의 전통에만 기대고 안주해 왔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서울의대는 1천169편으로 전체의 24%, 연세의대는 741편으로 15%를 차지했고, 상위 5개 의대가 전체 논문의 60% 이상을 차지, 의과대학간 연구 수준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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