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천개혁 불가피한 선택

한나라당은 3일 대구체육관에서 이회창 총재와 당직자 등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에서 처음으로 총선필승결의대회를 가졌다. 공천 파동 이후 대구를 처음 방문한 이총재는 "부덕의 소치로 지난 공천에서 본의 아니게 당원과 지역민에게 큰 누를 끼쳤다"고 사과한 뒤 "정치 개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물갈이 공천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지역 공천자들도 한 목소리로 민국당과 자민련을 싸잡아 비난하며 DJ 정권 심판과 대선 승리를 위해 다시 한번 뭉치자고 호소했다.

◆…이 총재는 10여분 정도의 연설 시간중 상당 부분을 '공천 파동'과 관련된 자신의 심정과 현재 처한 어려움을 피력하는데 할애.

이 총재는 "공천 이후 한동안 정치 입문을 많이 후회한 적도 있다"며 "당을 위해 노력한 동지들의 가슴에 상처를 안기는 실수를 했지만 나 개인을 위한 것은 절대 아니며 공천과 총선 결과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

◆…박근혜 부총재가 연설 초반 강한 어조로 "어떤 이유든 압승을 앞두고 야당이 분열돼 당직자로서 죄송스럽다"는 내용으로 공천 문제에 대해 또박또박 거론하자 장내 분위기가 숙연.

한편 강재섭 시지부장은 "공천 잘못으로 시민들 가슴에 그늘이 생겼으나 오늘을 계기로 구름을 걷고 푸른하늘을 만들자"며 우회적으로 공천 문제를 언급.

◆…일부 의원들은 이날 이 총재를 향해 경쟁적으로 충성 발언을 쏟아내 이총재의 대선 출정식을 방불.

모의원은 "낡고 병든 사람을 퇴출시킨 공천혁명을 이루기 위해 고난의 어려움을 보낸 총재에게 박수를 보내자"고 했고 또다른 의원은 "차기 정권의 유일한 희망인 이 총재를 중심으로 대선 고지를 향해 가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백승홍 의원은 이번 공천으로 자신에게 중구를 내준 박창달 위원장에게 자신에게 건내진 꽃다발을 전하며 함께 연단에 올랐고 비슷한 처지인 수성을의 윤영탁 전의원도 박세환 의원의 손을 잡고 같은 모습을 연출.

◆…낙하산 공천을 의식한듯 수성갑구 김만제, 남구의 현승일 후보는 자신들의 경력과 지역 연고성을 내세우며 공천 정당성을 강조.

김 후보는 "자신이 그 유명한 덕산탕집 아들이며 재경부장관과 포철회장을 지낸 경제통"으로, 현 후보는 "누구보다 평안한 삶을 살 수 있으나 위기에 직면한 지역과 국가를 위해 정치 입문 결심을 하게 됐다"며 인물 부각에 애쓰는 표정.

◆…후보들은 부산의 민국당 바람을 의식한 듯 한 목소리로 민국당을 비난.

안택수 의원은 "부산 사람들이 지난 대선때 이인제 후보를 밀어 정권을 빼앗긴 아픈 과거를 또다시 되풀이 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으며 이해봉 의원 등도 "민국당은 막가당, 사라져야 할 정치퇴물 등의 집합소"라고 공격.

특히 백승홍 의원은 "이들이 누구의 사주를 받고 유일 야당을 파괴하는 음모를 꾸민는지 밝혀야 한다"며 음모론을 들고 나오기도.

◆…마지막 연사로 올라온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각 부처별 호남 인맥의 구체적 수를 나열하며 노골적으로 지역 감정에 불을 붙이는 모습.

다른 의원들도 "DJ 정권 이후 지역 차별로 기업이 무너지고 실업자가 증가하는 등 대구 경제적으로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등 가세.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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