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슈퍼 화요일'의 대접전 고어·부시 승리

'이변은 없다' '슈퍼 화요일의 기적을 만들자'

올해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의 '빅이벤트' 슈퍼화요일의 대접전이 7일 캘리포니아 뉴욕 등 민주 16개, 공화 13개 주(일부 소지구 포함)에서 펼쳐졌다.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9시) 뉴욕 메릴랜드 등 대서양 연안의 동부지역에서 시작된 투표는 미네소타 미주리 등 중부지역을 거쳐 캘리포니아 워싱턴주 등 태평양 연안 및 하와이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예비선거 또는 코커스(당원대회) 형태로 실시됐다.

이날 선출된 대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각각 1천315명 및 613명. 대통령후보 지명에 필요한 전체 대의원 반수의 61%와 59%를 차지한다.

'슈퍼화요일'을 맞는 각 후보들의 표정은 선두그룹과 후위그룹으로 확연히 구분됐다. 후보 지명이 확실시 되는 민주당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 부시 주지사는 각각 경쟁자인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과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사실상 당내 경선의 종료를 선언했다.

대신 11월 대선을 고려, 고어-부시 상호간 공격이 훨씬 격화됐다. 고어 부통령은 "브래들리 상원의원과의 경쟁은 국민들에게 훨씬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주지사에게는 "그가 재직 중인 텍사스의 환경 수치는 50개 주 중 49위이며, 여성과 어린이 의료보험은 꼴찌"라고 쏘아 붙였다.

부시 주지사의 공격 역시 고어 부통령에게 초점을 맞춰졌다. "고어 부통령이 스스로 '선거자금 개혁' 지지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1996년 불교 사원 헌금 스캔들과 관련해 그의 친구 및 지지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잊은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또 슈퍼화요일 하루전 캘리포니아에서 "우리는 워싱턴의 클린턴과 고어에게 지쳤으며 국민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원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공화당)예선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한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며 당내 경쟁자인 매케인 상원의원을 추켜 세웠다.

부시와 고어가 슈퍼화요일을 분수령으로 당내 화합을 다지고 대선고지 장악에 본격 나선 반면, 매케인과 브래들리 상원의원은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케인은 11월 대선에서 고어를 꺾을 공화당의 유일한 희망은 바로 자신이지만 "시간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뉴욕과 뉴잉글랜드에서만 백중 또는 우세를 나타냈다. 매케인 진영은 이날 웹사이트 등록 지지자 14만2천여명에게 e메일을 보내 각자 유인물 20장을 붙이고 친지 10명에게 지지 전화를 하도록 요청하는 등 '상황 반전'을 위해 최후의 노력을 다했다. 매케인은 그러나 "(대의원 선출 방식 때문에) 인기투표에서 이기고 대의원 확보에서는 패배하더라도 충실한 공화당원으로서 당이 지명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혀 경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여론조사에서 2배 이상의 격차로 고어에게 밀리고 있는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도 '후보 사퇴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을 강력히 부인하고, 뉴욕·보스턴·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전단을 나눠주고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에게 물을 제공하는 등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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