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마추어 주부화가 불심으로 그려낸 오백 나한

아마추어 주부 화가가 2년여에 걸쳐 오백 나한과 십육성,10대 제자와 삼존불 등 15호 크기의 불교소재 그림 518점을 서양화 기법으로 완성,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문예회관 10개 전시실 정도에 전시할만한 분량.

특히 후두암 수술을 받는 등 병고끝에 나한상을 그리기 시작, 온갖 어려움속에서 작업을 마쳐 훈훈한 감동마저 안겨주고 있다.

신실한 불교신자이며 나상회,일요화가회 회원으로 활동해온 이숙일(44.여.대구시 동구 불로동)씨는 지난 1996년 은해사 거조암의 오백 나한상을 보고 이를 그림으로 재현해내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나 사찰측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 오백 나한상 사진 자료를 건네준 한 스님의 도움으로 지난 97년 4월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하루에 1, 2점씩, 많게는 3점씩. 비슷비슷한 모습의 오백 나한을 각기 다른 형태로 그리면서 색감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한점씩 그릴 때마다 떠오른 느낌으로 얼굴 모습과 색을 결정, 그림을 완성해 나갔다. 유화 물감을 구입해주는 등 주위의 격려속에 지난해 5월 이를 완성했다.

"그냥 덤덤한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이 그림들을 액자로 씌워 전시회를 갖는 것이 작은 소망입니다".

오백 나한상은 그녀의 개인 화실에 보관중이다. 3천여만원이 소요될 전시회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이를 구하느라 애쓰고 있다. 자신을 적극 후원해주던 남편의 사업도 예전같지 않아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

이씨는 "사찰을 중심으로 그림들을 전시한 뒤 적절한 기준을 갖춘 곳에 기증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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