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1세기 비전 바다-(10)풍부한 해저 자원

바다가 우리에게 베풀어주는 무한한 혜택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항목으로 해저자원을 들 수 있다.

새천년과 함께 우리나라는 해저자원 개발의 측면에서도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울산 앞바다 대륙붕에서 경제성있는 가스층을 찾아내는 데 성공, 지난달 23일 천연가스 생산 선포식을 통해 꿈에 그리던 산유국의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울산 앞바다 대륙붕 6-1 광구, 고래 V 구조에서 발견된 천연가스 부존량은 2천500억∼3천억 입방피트에 이르고, 앞으로 시추를 계속함에 따라 매장량이 추가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확인된 매장량만 우리나라 연간 가스 수입량의 30∼40%에 해당하는 방대한 양이다.

고래 V 구조의 쾌거는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해저자원 개발을 통해 자원부국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언제든지 열려있음을 확인하고, 우리 속에 내재하고 있는 바다를 향한 끈질긴 개척의지에 다시 한 번 불을 댕기는 계기가 됐다.

그 첫 대상이 천연가스였을 뿐, 바다 속에는 아직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귀중한 천연자원이 무한정으로 부존된 채 우리의 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인류의 주 에너지원인 원유의 연간 총생산량 219억 배럴. 이 가운데 1/3인 66억 배럴이 해양에서 생산되고 있고 그 비중도 점점 커가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육지에 부존된 석유의 70%는 이미 발견됐으며, 앞으로 발견될 석유와 천연가스는 대부분 바닷속에 잠자고 있기 때문에 2000년대 세계석유생산량의 50%는 바다에서 생산될 것"으로 내다본다.

우리가 본격 해저석유 탐사에 나선 것은 지난 69년부터.

70년 1월1일 해저광물자원개발법 공포와 함께 7개 해저광구를 설정, 모두 30개 시추공을 뚫고 5개 시추공에서 가스, 다른 5개 시추공에서 석유와 가스징후를 찾아 냈으나 경제성 있는 유전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에 발견된 고래 V 구조의 시추공이 31번째.

그러나 석유공사 관계자는"우리나라 대륙붕에는 황해분지, 울릉분지, 동중국해 분지 등 3개의 대규모 석유생성 퇴적분지가 확인된 데다 대륙붕 연장지역인 일본 중국 등지서 석유가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우리나라가 그동안 30만㎢의 대륙붕에서 겨우 31개의 시추공을 뚫어 탐사한 데 비해 일본은 38만㎢에 168개, 대만은 24만㎢에 126개 시추공을 뚫은 것으로 나타났고, 30개 시추공 가운데 외국사가 시추한 12개공은 처음 1, 2개공에서 기대한 성과가 나지 않자 최소한의 의무탐사작업만 마치고 서둘러 철수한 것으로 알려져 경제성있는 유징이 추가로 발견될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해외유전개발

해저석유 개발 노력은 국내 대륙붕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계속돼야 한다.우리나라의 해외석유개발은 지난 81년 인도네시아 서마두라 유전개발이 처음.

남방개발 계열사 코데코에너지가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안정적 에너지자원 확보에 나선 우리정부의 대대적인 자금지원을 받아 인도네시아와 공동으로 현지유전개발에 나섰고, 현재까지 원유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그후 유공이 주도하는 4개사 컨소시엄이 84년 예멘 마리브광구 개발에서 기대이상의 성공을 거두는 등 지난해까지 이집트 칼다, 아르헨티나 팔마라르고, 영국 켑틴, 페루 8광구 등 5개 광구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페루 79광구를 포함한 9개 광구에서 탐사작업을 펴왔다.

그러나 IMF 이후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유전개발 사업에서 다투어 손을 떼고 있는 추세.

삼성물산 LG상사 현대정유 등이 공동개발한 이집트 칼다광구의 지분 10% 전량을 지난 98년에 매각했으며, 한화와 대우그룹의 석유탐사작업도 벽에 부딪쳤다.

세계적으로 수십만건의 유전개발이 완료됐거나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유전개발은 아직 초보단계.

그러나 각국의 유전개발 성공률은 4% 수준인 데 비해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거나 단독개발한 광구의 성공률은 7%로 매우 높은 편이며, 이미 투자액의 80%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석유개발의 경제성과 관련 "현재 국내사용 원유량을 전량 국내외에서 자체개발 해 공급할 경우 지난 97년에는 95억 달러, 98년에는 4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학계의 연구 보고도 나오고 있다.

다시 해외유전개발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심해저 자원

바다가 간직하고 있는 자원은 석유와 천연가스 뿐만이 아니다.

지난 97년 태평양상 하와이에서 2천km 떨어진 클라리온 클리퍼톤 해역에서 한국해양연구소 탐사단이 수심 4천∼6천m 해저에서 ㎡당 5∼10kg의 망간단괴가 자갈처럼 널려 있는 지역을 발견하고, UN해양법위원회로부터 광구개발권을 인정받아 국내외의 부러움을 샀다.

망간단괴는 해양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선물로 직경 1∼15cm의 단괴에는 망간(23%) 니켈(1.0%) 구리(1.1%) 코발트(0.2%) 등 40여종의 유용한 전략금속이 포함돼 있다.

해양연구소가 지난 83년 12월 처음으로 이 지역에 대한 탐사작업을 실시한 후 10여년만에 세계에서 7번째로 광구를 확보한 것.

"우리에게 할당된 광구는 남한면적의 1.5배인 15만㎢에 이르며, 망간단괴 부존량은 9억3천600만t으로 95년도 국제시세로 추정할 때 경제적 가치는 2천642억6천만 달러에 이른다"고 해양연구소측은 밝힌다.

망간단괴와 함께 각국이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해저광물은 망간각.

남태평양 등의 해저산에 아스팔트처럼 층을 이루며 부존된 신자원으로 코발트와 백금 망간 니켈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또 지난 70년대말에 처음 발견된 후 차세대 광물로 평가받고 있는 해저 열수광상도 무시할 수 없는 해저자원. 아연 구리 금 은 등을 함유한 이 해저열수광상은 3차원적 입체구조로 부존돼 있어 단위면적당 광물매장량이 높다.

해저에는 이처럼 상상을 뛰어넘는 유망자원이 다량 부존돼 있으며,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이미 뛰어난 탐사기술을 앞세워 공해상에서 치열한 개발권 확보경쟁을 펼치고 있다.

UN해양법이나 국제관례상 개발에 참여한 국가에 개발권이나 협상의 우선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해양영토권적 유산 확보를 위해서도 해저자원개발은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분야다.

呂七會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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