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카페 인터빌

"PC방에 갔더니 시끄러워서 혼났습니다. 자욱한 담배연기와 비좁은 공간에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이곳은 천국과 같아요"

한국에 온지 5개월 된 호주인 에드리안(30·학원강사)씨는 틈만나면 인터넷카페를 찾는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호주에 있는 친구에게 E-메일을 보내고 시간이 남으면 차한잔까지…. 모처럼의 여유를 한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에드리안씨가 즐겨 찾는 이곳은 범어네거리 ELS학원 옆에 위치한 인터넷카페 인터빌(INTERVILLE). 대구에서 드물게 외국인들이 모여드는 장소로 유명하다.

60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컴퓨터수를 10대로 제한해 손님들에게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또 컴퓨터마다 외국인 손님들이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영문판 윈도98과 마이크로소프트 2000을 제공한다. 물론 간간이 찾아오는 내국인 손님들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

처음에는 주로 주변의 외국인 학원강사들이 이용했다.

요즘은 멀리 캠프워크에서 미군들이 찾아오거나 때로는 외국 관광객들도 찾아온다. 대구에 도착하자마자 이곳을 찾는 외국관광객도 있다고 한다. 이곳을 즐겨찾는 외국인은 하루 20여명정도. 단골회원만도 10여명에 이른다. 친구를 사귀거나 향수를 달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단골인 미국인 제프(29·학원강사)씨는 "그동안 외국인으로서 딱히 갈곳이 없었다"며 "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차한잔을 마시다보면 마치 고향에 온 듯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카페주인 반건호(32)씨는 "조용한 분위기와 깨끗하고 청결한 실내환경을 유지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며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손님들이 많아 게임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고.

계산도 시간당으로 하지 않고 10분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외국인들이 좋아한다. 10분이용료는 200원. 커피나 차 등 음료도 2천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제공된다. 崔昌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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