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은 과연 1여3야 구도로 치러질 것인가. 아니면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실제로는 1야3여 구도로 치러지는 것일까. 또 총선 후에는 4당 구도가 유지될 것인가. 아니면 합종연횡이 이뤄져 또다른 이름의 새로운 정당이 출현할까.
지금 정치권에서는 정계개편론 논쟁이 한창이다. 4개 정당 지도부 모두가 정계개편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 정당 지도자들이 내놓은 주요한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종합해 보면 총선후 정계개편은 기정사실이다. 다만 누가 주체가 되느냐는 서로 다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중심이냐 아니면 내각제를 매개로 한 자민련이 캐스팅보트를 쥐느냐 또 민국당이 뿌리를 내리느냐 등 시나리오도 가지가지다. 또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제휴설과 민국당과 자민련의 합당설, 민주-자민-민국 신 3당합당설 등에다 민주당의 자민련죽이기 소문도 있다.
이런 가운데 공통된 견해는 과반수 정당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경우 제휴와 연대 더나아가 합당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만큼 이합집산도 활발할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총선에서 후보들이 달고 나오는 당적이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크게 틀린 게 아니다.
우선 여당인 민주당은 과거의 예를 되돌아 봐도 총선 직후부터 확고한 제1당 위치 확보를 위해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영입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또 과반수 의석 확보를 위한 타 정당과의 제휴도 불가피 해 보인다.
그러나 야당으로 선명성 경쟁을 벌여야 하는 한나라당과 자민련, 민국당으로서는 쉽게 민주당과 손을 잡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보다는 야권 통합의 중심이 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은 '존재의 이유'인 내각제 개헌 분위기 조성에 주력할 것이다. 여권에서 뚜렷한 DJ의 후계자가 떠오르지 않고 야권에서도 선두주자인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 대한 회의가 조성될 경우 대권구도가 혼미해진다는 점에서 내각제 정국출현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자민련의 '말발'이 먹히기 위해서는 충청권 석권이 전제다. 최소한 30석은 넘겨야 한다.
한나라당은 선거 결과에 따라 '역할'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120석 이상을 얻을 경우, 야권통합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이 총재의 권위도 더 확고해질 것이다. 이 총재가 '차기' 0순위가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된다. 반대로 110석 이하, 최악의 경우 100석 이하로 의석이 줄어들 경우 이 총재의 책임론 공방 등 대혼란에 빠져들 공산이 높다.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지도 모른다.
민국당은 총선 결과에 따라 당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다. 교섭단체(20석)라도 구성할 경우, 즉 영남권에서 한나라당의 아성을 일부 허물 경우는 한나라당을 위협할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교섭단체 구성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한나라당의 압도적 우위가 지켜질 경우 정치권은 급속하게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양자대결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또 자민련도 힘을 발휘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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