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봇물터진 중기자금지원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국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것과 달리 섬유업체가 주종을 이루는 지역 중기들은 각종 금융관련 호재로 인한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의 금융여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전국 은행의 중기대출중 신용대출 비율이 전체의 34%(보증대출 22%, 담보대출 44%)에 이르는 등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

정부의 저금리 기조 유지로 대출금리가 낮아진 것은 물론 코스닥 시장 활황에 따라 지난해 중기의 주식발행액이 1조1천208억원으로 97년에 비해 무려 342%나 증가했다. 또한 저등급채권투자 전용펀드인 하이일드펀드, 후순위채펀드 등의 도입으로 중기 발행채권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창출돼 직접 자금 조달의 기회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이같은 금융현실에 대해 '남의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용대출이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는데다 코스닥시장 역시 정보통신관련 중기·벤처기업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 대표적 은행인 대구은행의 지난해 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비율은 전국 평균 이하인 30%정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중견 섬유업체 관계자는 "은행 신용대출은커녕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증서 얻기도 힘들다"고 말했고 또다른 섬유업체 대표는 "신용대출은 IMF 체제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며 은행 대출은 100% 담보대출이라고 털어놨다.

지역 현실에선 회사채나 코스닥, 증권거래소를 통한 직접자금 조달도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한 중견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의 평가.

중견 안경테업체 대표는 "대출금리는 많이 낮아졌지만 첨단 업종관련 업체 위주로 구성된 수도권 지역에 비해 지역 업체는 호전된 금융시장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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