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기유학 '무엇이 문제인가'

조기유학이 열병처럼 번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조기유학 설명회가 거의 매일 열리다시피 하고 많은 인파들이 설명회장을 찾고 있다. 영어를 못하면 국제화 시대 낙오자가 될 것 같은 사회분위기다. 정부의 조기 유학 전면 자유화 방침에 따라 최근들어서는 초등학생들까지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11일 밤 10시50분 SBS 문성근의 다큐 세상 '그것이 알고 싶다'의 '내 아이는 외국에서 키우고 싶다?' 편은 현장 취재를 통해 이같은 조기 유학 바람을 조명한다.조기 유학. '내 자식들에게 새로운 기회인가. 아니면 장래를 담보한 도박인가'.유학온 아이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언어 소통과 부모를 떠나 홀로 생활해야 하는 어려움. 처음 유학을 시도했을 때의 각오는 외국이라는 해방감과 향수병 때문에 쉽게 사라져 간다. '내 자식은 다르겠지' 하는 부모의 권유로 떠난 유학생활.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힘들어도 힘들다는 말한마디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아이들.

유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심한 부작용을 남긴다. 중1때 뉴질랜드 유학길에 오른 윤희(19.가명). 2년 남짓한 유학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돌아온 후 2년은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너무도 다른 교육환경, 뒤떨어진 학습진도 때문에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출국. 철없는 나이에 시작한 조기 유학생활로 그는 방황하고 있다.

수익만을 위해 수준미달의 어학원이나 학교에 학생을 보내는 일부 유학원의 얄팍한 상술. 수십명씩 이름만 걸어놓은 명목상의 가디언(후견인)들. 이 모든 것들이 조기유학을 뿌리부터 흔드는 것들이다.

이 프로는 조기 유학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유학에 대한 학생과 부모의 뚜렷한 목적의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조기유학은 부모의 욕심으로 무분별하게 나설 만큼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조기 유학은 필수도 아니다. "교육은 유행이 아니라 철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현지 취재를 통해 '그것이 알고 싶다'가 내리는 결론이다.

鄭昌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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