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들이 북녘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 등 가족에게 인터넷상에서 유언(遺言)이나 묘비명을 남길 수 있는 사이트가 개설됐다.
인터넷 업체 시스젠그룹(대표 권오홍)은 '죽기 전에 자식들에게 유언만큼은 제대로 남기고 떠나기를 희망하는 이산가족'들을 위해 유언 전문 사이트 '위시뱅크'(www.wishbank.net)를 열고, 지난 6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 사이트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심재문(36) 실장은 9일 "사이트를 개설한 지 3일밖에 안 돼 아직 이산가족들이 유언이나 묘비명을 남긴 사례는 없지만 준비과정에서 이산가족을 만나 자체 여론 조사를 한 결과 이산가족들의 호응이 대단히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이트를 개설한 권 사장은 실제로 북한에 가족을 두고 있는 이산가족으로 어느 누구보다 이산의 아픔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서 "이산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 위해 사이트 상에 게재된 유언 중 현재 만날 수 없는 분들에 대한 자료는 인터넷상에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다른 사이트와 연결을 시도, 유언이 대상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시뱅크'는 현재 공개유언만을 신청 받고 있으며, 조만간 비공개 유언란도 신설할 예정이다.
이 사이트의 '유언 남기기'를 비롯해 '사이버 묘비명', '유언공증하기', '사람찾기' 등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유언의 보관 기간은 전달될 때까지 무기한이다.
이산가족이 '위시뱅크' 사이트에 들어가 유언을 남기려면 우선 회원에 가입해야한다. 그런 다음 유언을 남기는 양식에 따라 남겨놓으면 되고 유언을 수정할 경우에 대비해 인터넷 아이디(ID.사용자 이름)나 성명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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