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주민증 불만 쇄도

"어! 내 얼굴이 왜 이래? 이거 다시 만들어줘요"

일선 자치단체가 새 주민등록증(주민카드) 교부에 들어갔으나 주민증에 찍혀나온 사진을 보고 "주민증 속의 사진이 내 얼굴이 맞느냐"며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인들로 읍.면.동사무소 창구 직원들이 곤욕을 치르고 무더기 재발급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는 컴퓨터 스캐너 작업을 통해 만든 사진이 화상도가 떨어지거나 변색된 경우가 많고 동사무소 등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즉석사진을 찍은 사람들은 얼굴이 길거나 둥글게 나오는 등 본인여부를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 7일 주민증을 받은 김모(36·포항시 북구 용흥동)씨는 "똑같은 사진으로 주민증과 운전면허증, 회사신분증을 만들었는데 유독 주민증 사진만 이상하게 나온 것은 제작 시스템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즉석 사진을 찍은 이모(포항시 남구 대도동)씨는 "사진이 지명수배자 몽타쥬와 비슷하게 나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읍.면.동 직원들도 "사진의 선명도와 크기, 명암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일부는 아예 창구에서 교부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고 각 사무소마다 재발급 요청자가 수십명 씩"이라고 말했다.

또 새 주민증 사진의 화상도가 떨어지면서 경찰은 야간지시봉을 사용하는 불심검문시 본인 여부 확인에 애로를 겪고 있으며 한달여 남은 총선때 투표참관인들간 대리투표시비 우려가 높은 등 '새 주민증' 관련 파장이 예상외로 커질 전망이다.주민증 제작을 맡은 조폐공사 관계자는 "주민증 제작에 필요한 사진 및 개인신상 등은 행정자치부에서 넘겨 받은 데이타베이스를 이용했는데 문제가 있는 사진도 우리(조폐공사)에게 손댈 권한이 없어 일부 부실제작이 불가피 했다"고 말했다. 또 "9개월의 짧은 기간에 3천600만명의 주민카드를 신경써 만든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문제가 확대되자 오는 5월말까지는 수수료 없이 새로 주민증을 만들어준다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자치단체에 발송, 재발급 신청을 받도록 했으나 준비부족에 따른 예산낭비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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