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나가…. 그럴 수 없소"
10일 오후 3시쯤 대구시 북구 산격동 영남금속공업 작업실. 일을 하겠다는 노동자들과 이를 저지하는 회사측 직원들이 서로 밀고 당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틀전 해고된 노조위원장 황선동(40)씨 등 노동자 3명은 이날 아침 부터 "회사측이 갓 탄생한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해 우리를 해고했다"며 회사 앞에서 '출근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점심을 먹기위해 나온 다른 노동자들과 합세, 작업실로 진입했다.
소동은 황씨와 다른 노동자들의 완강한 저항에 밀린 회사측 직원들이 작업장 밖으로 나가면서 진정됐다.
황씨 등은 지난 4일 같은 회사 노동자 19명을 발기인으로 대구시 북구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냈다. 지난 8일 오전 이 사실을 알게된 회사측은 처음엔 호의적으로 나왔다. 사장까지 "합리적으로 잘 해보자"며 격려했다고 황씨는 전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노동조합 선포대회를 마친 이날 오후 3시쯤 돌연 황씨와 사무국장 박모(43)씨, 조직부장 김모(40)씨에게 해고통지서를 건넸다.
건설업계 불경기로 원청업체의 주문량이 크게 줄어들었고 지난 1월 근무시간 단축에 이어 지난달엔 9명에 대한 1차 감원을 실시했는데도 회사운영이 개선되지 않아 황씨 등에 대한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것.
그러나 황씨 등은 공익근로요원까지 그대로 근무하고 있는 터에 노조설립 직후 정규직원인 노조간부를 해고한 것은 노동조합 파괴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남금속측은 "황씨는 근무태만 등으로 노조설립 이전인 지난달 부터 감원대상이었다"고 반박했다.
10일 오후5시 하루 작업을 마친 3명의 노동자들은 "부당해고가 철회될 때까지 회사에 나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의 발걸음은 가볍지 않아 보였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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