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속빈 정치인

우리나라 정치현장을 꼬집는 우스갯소리. 의사가 가장 좋아하는 직종(職種)은 무엇이냐가 물음이다. 대답은 정치인. 이유는 간단하다. '(머리)속이 비어 있고 얼굴이 없다'다. 속된 말로 그만큼 되지도 않는 공수표를 남발하고 철판을 깔았다는 이야기다. 축제같은 행사판만 벌였다하면 '지키지도 못할 말'을 쏟아 놓기 일쑤고 다리준공, 회관건립 등 계획된 공사도 모두 자기의 노력으로 성사됐다는 '거짓말 포장'을 아무데서나 내민다. 이당 저당 할것이 없이 16대총선에 관련한 공약을 하루거리로 발표한다. 재탕 삼탕은 물론이고 실현 불가능한 것도 표만 된다면 걸릴 것이 없다. 어느 당의 '전업주부의 질병도 산업재해(産業災害)로 인정하겠다'는 공약. 대표적인 허구성 약속.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이런류의 정당공약은 찾아 보기 힘들다는 판단이다.아직 임기는 남아 있다고 해도 김대중정부 집년 2년을 돌아본 대선공약이행도 우려의 대목이다. 경실련이 지적한 김대중정부 대선이행 평가는 이행률이 30%미만이어서 과연 모두 약속을 지킬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반응은 회의쪽에 무게가 실린다. 97년 대통령선거에서 제시한 17개분야 1천15개 공약중 아직 착수하지 않은 사항이 22%. 우리의 기대는 남은 3년의 임기중에 모두 소화할 것이라는데 모여있다. 정치인들의 거짓말은 유권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길일이 아니다. 사회단체.언론 등이 이들 행위에 대한 감시와 함께 심판도 있어야 한다. '정치판은 으레 그런것'이라는 소극적인 대처 내지 무관심은 우리의 미래를 팽개친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거짓말도 되풀이 되면 참말이 된다'는 나치선전상 괴벨스의 말을 떠올리자.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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