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9박 10일간의 유럽 4개국 국빈방문을 통해 유럽의 주요국들로부터 대북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협력의사를 다짐받고 대한 투자확대 등 21세기 경제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김 대통령은 지난 2년간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 4강 외교를 마무리지은데 이어 집권 3년차를 맞은 새 천년 초반에 경제통합체로 급성장하는 EU(유럽연합)의 3대 주요국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에 대한 정상외교를 통해 대선진국 외교의 기반을 확고히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도 김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 지도자로서의 이미지 때문에 이번 국빈방문 중 민주주의 요람인 유럽에서 각별한 존경과 예우를 받았다.
그리고 이런 존경과 민주주의를 일궈낸 한국민에 대한 유럽의 평가가 대한 투자및 기술교류 확대를 손쉽게 도출해내는 '윤활유'가 됐다는 게 김 대통령 수행비서진의 자체 평가다.
EU국가 중 우리와 경제교역 규모가 가장 큰 독일의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이 김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민주주의 투사인 김 대통령이 이끄는 한국을 도와야 한다는 판단에서 외환위기 때 한국을 지원하는 데 앞장섰다"고 밝힌 것도 김 대통령에 대한유럽의 정서를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김 대통령은 대북정책과 관련, 그동안 4강 중심의 외교에서 지평을 넓혀 유럽국가들로부터 햇볕정책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냈다.
특히 지난 1월 초 북한과 수교한 이탈리아로부터 "람베르토 디니 외무 장관의 이달말 북한 방문 때 남북한 직접 대화를 유도하겠다"는 언약을 받는 등 제3국의 대북수교를 우리의 대북정책을 뒷받침하는 발판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또 김 대통령은 독일 방문 중 행한 베를린 자유대학 연설에서 '베를린 선언'을 통해 지난 2년간 민간 차원의 남북경협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강조하고, 남북당국간 직접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천명함으로써 우리 정부의 남북간 대화의지를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주지시켰다.
김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 대통령이란 이미지와 국내에서 추진 중인 각종 개혁성과를 바탕으로 유럽 각국의 대한투자 확대 등 다양한 경협을 이끌어내는 '세일즈 외교'의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서구순방을 통해 총 141억달러의 투자상담이 이뤄졌고 이 중 연내 100억달러 정도 양해각서가 체결돼 대략 90억달러 안팎의 투자유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탈리아, 독일과 '중소기업협력 공동선언'을 채택함으로써 이탈리아로부터는 밀라노의 섬유 패션 부문, 독일로부터는 첨단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선진기법을 도입하는 계기를 마련하면서 국내 중소기업계의 수준을 높이는 바탕을 구축했다.김 대통령이 지식정보화시대의 '기수'로서의 이미지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도 이번 순방외교의 성과로 꼽히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구축을 제의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로부터 사실상 동의를 얻음으로써 오는 10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주요 의제로 채택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의 이 구상이 실현되면 오는 2003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역효과가1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경제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와 외규장각도서 반환협상에서는 "빨리 결론내자"는 원칙적 합의와 함께 협상재개라는 성과를 거두었을뿐 반환 문제에 대한 양측의 견해를 좁히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의 문화재를 되찾아와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이 조속히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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