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모 기대에 중국 청소년 피멍

올해 17세인 '수'군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는 엄마의 끝없는 잔소리를 참을 수 없었다. 수업을 또 빼먹고 축구를 하면 다리를 부려뜨려 놓겠다는 꾸중을 들은 뒤, 그는 망치로 엄마를 내리쳐 숨지게 했다. 상하이 일간지 원후이바오(文匯報)는 인접 저장성(浙江省)에서 지난 1월 중순 발생한 이 유혈극을 특히 주목했다.

공부를 열심히 했고 행동도 온순하던 이 학생을 모친 살해라는 끔찍스런 행동으로 몰아간 것이 무엇인지, 수의 친구·교사들이 의아해 했기 때문. 중국의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풀었다. "부모의 높은 기대감, 가족의 자랑이 되고 사회에 나가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게끔 초중고·대학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라는 부모의 압력 등이 중국의 젊은 세대를 병들게 하고 있다".

중국 전역 2만4천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10∼14·5%가 두려움과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의사소통을 할 수 없거나, 아니면 다른 정서적 질환들을 앓고 있다는 것.

상하이 교육학회는, 부모들이 종종 많은 돈을 교육에 투자함에도 불구, 이들이 자기 자녀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지나칠 정도로 적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은 평균 1시간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주 어릴 적부터 자녀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공부와 숙제에 바치고, 방과 후에도 쉬지 않고 공부하며, 주말 마저 특별반에 참가하고 있다. 초중고·대학에서의 경쟁 역시 치열하다. 부모들은 조기교육에 열을 올리고 학령 전부터 대부분의 스포츠와 게임 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

이같은 압력은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 때문에 의해 유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른바 '작은 황제'라 일컬어지는 수많은 외아들·외딸들에게 부모의 희망과 기대가 총집중되는 것이다. "만약 우리의 작은 통치자(작은 황제)가 잘 해내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진다"…현지의 한 서방 마케팅 전문가가 중국 부모들의 우려를 한마디로 요약해 표현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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