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랍 '글로벌 마스'호 선원 기자회견

글로벌 마스호 생환 선원 7명은 김해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랍생환과 생환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선장 이홍석씨와의 일문일답.

-고국으로 돌아온 소감은.

▲먼저 이번 일로 국민들과 정부에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

-해적들에게 납치된 때는 언제였나.

▲말레이시아 켈랑항 출항이후 지난달 23일 밤 10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복면을 한 20여명의 해적들이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채 들이닥쳤다.

-당시 상황은.

▲해적들은 선장인 나와 선실에서 잠자던 선원들을 끌어내 조종실인 윙브리지에 몰아넣고 수갑을 채우고 엎드리게 한 뒤 다시 나를 일으켜 세워 양 손목에 채운 수갑만으로 부족했던지 목에 밧줄로 올가미를 씌워 조타기에다 묶은 뒤 항해를 지시했다.

그후 5시간가량 계속 항해하다 24일 새벽 4시쯤 나와 선원 모두는 식당에 감금됐다.

-감금생활은 어떠했나.

▲해적들은 우리들을 소형 선박에 옮겨 태운 뒤 어창에 4명씩 가뒀다. 눈가리개는 풀어주었지만 손에는 수갑이 그대로 채워져 있었다. 식사도 수갑을 찬 채 했다. 해적들은 M16소총, M203 유탄발사기와 권총으로 중무장한 채 우리를 감시했다. 아침과 저녁 무렵에 한번씩 하루 두끼의 식사를 제공받았다.

-신변위협은 없었나.

▲폭력 등의 가혹행위는 없었다. 해적들은 마음이 바뀌었던지 감금 13일만인 지난 7일 오후 8시30분쯤(현지시각·이하 동일) 우리들을 모두 갑판으로 불러낸 뒤 1t 정도의 목재 동력어선에 옮겨태우고 약간의 물과 음식, 기름을 주면서 석방했다.-왜 해적들이 석방해줬다고 생각하나.

▲선박과 화물탈취가 자신들의 뜻대로 순조롭게 진행됐기 때문에 목적을 달성했다는 측면에서 순순히 석방해 준 것 같다.

-석방후 항해과정은.

▲해적들이 일러준 서쪽 방향으로 10시간 가량 항해했다. 이때 우리선원들은 어쩌면 살아서 가족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를 처음으로 가졌다. 그러나 아무리 항해해도 섬은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해적들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에 지금까지와 반대 방향인 동쪽으로 항해토록 지시했다.

-어떻게 구조됐나.

▲세차례나 선박을 발견했지만 모두 우리를 못보고 지나쳐버렸다. 그러나 9일 밤 11시쯤 태국어선이 발견, 구조됐다. 선원은 주로 태국 미얀마인이었는데 이들로부터 식수와 기름을 지원받고 6시간 정도 항해하면 섬에 도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는 13시간의 항해 끝에 10일 오후 1시쯤 마침내 태국 푸켓 인근 섬 코아브리탕카에 도착했다. 살아돌아왔다는 감격에 우리는 너나할 것 없이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부산·李相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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