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13총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뭐니 뭐니해도 선거개혁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다른 어느 선거보다 그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정치개혁의 불길은 산업화에서 정보화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얼마전 시민단체들이 벌인 낙천·낙선운동으로 점화되었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과연 시민혁명이 이뤄져 우리 정치수준을 한단계 격상시킬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선거혁명의 가능성이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비관적이라는 점이다. 돈선거를 지향하는 정치인도 문제지만 돈이나 음식물 등 대가를 요구하는 유권자의 관행이 바뀌지 않고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은 알고보니 밥을 사는 것이더라"는 어느 정치신인의 말은 지금 우리의 정치수준이 어디에 와 있는 가를 단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는 말이다. '밥을 사지 않겠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더니 '돈을 안써겠다는 얌체'라는 직설적 비판이나 '언제 우리가 밥 사달라고 했느냐'하는 비아냥이 판을 치고 있다면 정치인만 나쁜 사람이라고 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한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수준을 넘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이번에도 지난 15대총선과 마찬가지로 30당(當)20락(落)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하루 식대만도 500만원이 드는 먹자판 돈선거로는 선거혁명은 물건너 간 것이다. 더이상 돈선거 먹자판 선거소리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돈선거와 먹자판을 없애자는 시민혁명의 소리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향응과 선심 그리고 지역감정에 얽매이는 유권자의 이중성을 없애야 한다. 선거판에는 일단 먹고봐야 한다는 의식도 없애자. 그리고 향응을 받았으면 찍어주는 것이 의리라거나 양심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가치관도 버리자.
물론 '의리'나 '양심'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보다 높은 차원의 정의나 애국이 더 중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의리나 양심도 아니다. 정의에 기초하지 않는 의리나 양심은 일종의 폭력이자 부도덕하고 몰가치적인 행동이다. 깡패의 의리는 찬양받을 가치가 아니지 않은가.
정치인에게 더 이상 기대 할 것은 없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이번은 유권자가 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마지막 선거라고 본다. 그래서 국민의 소리와 바람이 그대로 반영되는 선거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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