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를 알면 주가가 보인다

16대 총선(4월 13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총선 전후 주가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2년 14대 총선 이후 치러진 선거마다 주가 등락〈표 참조〉이 엇갈렸던 만큼 투자자들로선 주식시장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총선 이후 주식시장 전망

역대 선거를 보면 주가는 정치적 이슈 보다는 수급문제나 경기를 비롯 증시안팎의 요인에 따라 결정됐다. 이때문에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총선도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거 이후 주식시장이 상승하리란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

한국투자신탁은 최근 '선거전후의 주가 전망과 투자전략'이란 자료를 통해 총선전후의 주가는 미국 증시의 급격한 조정과 수급악화가 지속될 경우 830~940포인트의 박스권을 이탈, 790포인트 이하로 하락할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증시가 완만한 조정이 예상되고 수급측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지속적 유입 등이 거래소 시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선거후 투자심리의 안정을 바탕으로 한 경기확장국면 지속에 의해 상승추세에 진입한다는 게 한국투자신탁의 설명. 상승국면에 진입하면 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이므로 이에 대비한 분할저점 매수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한국투자신탁은 지적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워버그딜론리드증권도 낙관적인 전망을 최근 내놓았다. 2주내에 주가지수가 1천100포인트, 코스닥 지수가 300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시장 안정, 기업 부채비율감소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 점차 '지금이 주식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기회'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이 증권사의 분석. E◈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대표는 "선거에 임박해 증시가 안정을 찾고 이후에는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무역수지와 유가 악재는 이미 반영된데다 서서히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무역 및 여행수지의 적자반전, 원고(高) 엔저(低)의 환율구조, 사치성 소비재 수입급증, 국제원유값 상승, 국제고금리 추세 등을 이유로 선거 이후 증시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여기에 대우문제와 투신사들의 구조조정이 매듭지어지지 않아 금융시장 불안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역대선거와 주식시장

대신경제연구소는 최근 '선거 전후 주가추이'란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92년 3월 14대 총선 때는 선거 직전 주식형 투자신탁 신규허용이 발표되고 선거결과는 여소야대가 됐다. 경기는 수축국면이었고 투자수요가 주는 시기였다. 따라서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92년 12월 14대 대선에는 투신사에 3천억원 규모의 스팟펀드 설정이 인가됐고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했다. 이 무렵엔 경기가 수축국면이어서 선거전에 주가가 올랐으나 선거후엔 떨어졌다. 95년 6월 지자체 선거 땐 선거전 주가가 떨어졌으나 선거후 주가가 올랐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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