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소극장에서 보는 것이 격에 맞다.
스타위주의 스펙터클한 대형무대가 주를 이루지만 배우의 날숨과 관객의 들숨이 함께 호흡하는 소극장 무대가 맛은 한결 낫다.
대구의 유일한 소극장인 예전 아트홀(대표 김태석)이 개관 6주년을 맞았다. 최근 불황으로 연극계가 힘든 가운데서도 1년에 몇 편씩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대구의 소극장 대부분이 문을 닫은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무대를 지켜가고 있는 '투쟁 의지'도 높이 살만하다.
오는 15일부터 4월 2일까지 매일 한차례(오후 7시30분) 공연되는 '신의 아그네스'는 연극배우 '윤석화 브랜드'로 잘 알려진 연극이다. 윤씨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도 이미 3차례나 무대에 올렸고, 지난해에는 직접 연출까지 했었다.
'신의 아그네스'는 등장인물이 셋이다. 수녀원에서 아기를 잉태하고, 낳자마자 죽인 혐의를 받고 있는 어린 수녀 아그네스와, 그녀의 심리를 파헤쳐 나가는 의사, 그리고 아그네스를 곁에서 지켜본 원장 수녀. 단순한 줄거리를 인간과 신, 본능과 이성, 과학의 합리성과 기적이란 초월성간의 대립 등으로 풀어나가야 하기에 쉽게 연극화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불꽃 튀는 연기, 정교한 연출력,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아야 하는 무대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연출을 맡은 김 대표는 "4개월여간의 연구와 연습을 거친 후 무대에 올렸다"면서 "침체 일로의 대구 연극계에 새로운 기점을 제시하는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그네스 역에는 김숙경, 의사에 정은주씨가 열연하며 원장수녀역은 최영윤씨가 맡았다. 토, 일요일은 오후 4시 7시 두차례 공연. 입장료는 1만 3천원. 문의 053)424-9426.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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