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다단계판매 피해 속출

대구 5, 6개업체 성업

'꿈의 재테크인가, 사이버공간의 속임수인가'

인터넷상에서 사이버점포를 분양하는 다단계 판매업체들이 대구시내에만 줄잡아 5, 6개가 성업중이나 이들 업체가운데 일부는 점포를 분양하면서 사두기만 하면 최고 수억원의 돈을 벌 수 있다고 과장선전하는가하면 분양후 웃돈을 요구, 피해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9일 이모(35·대구시 북구 복현동)씨는 소문을 듣고 대구시에 다단계 판매업체로 등록된 ㄱ업체 대구서 서구 평리동 사무실을 찾았다. 이날 사무실에는 20여명의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업체직원들과 상담을 벌이고 있었다. 한 직원은 투자자들에게 "사이버공간을 분양받아(개당 99만원) 회사에서 제공하는 전자제품 등 각종 상품을 판매하면 판매금액의 3%를 수익금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또 "사이버공간을 분양 받은 뒤 상거래를 하지 않아도 피라미드식으로 재분양을 요청하는 신청자가 쇄도하고 있어 이들로부터 4만원에서 최고 24만7천500원을 수당으로 받으면 수억원의 돈을 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전국 70여개 지점을 통해 최고 2만여건 이상의 사이버 점포를 분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직원은 그러나 분양을 한뒤 상품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상품 입점 비용과 사이버공간 주소 등록비 등을 더 내야 한다며 100만원 이상을 추가로 요구했다. 또 다단계 판매 관련법에는 계약 해지를 원할 경우 3개월 이내에는 무상, 그 이후부터는 기간에 따라 10~50%의 대금을 공제한 뒤 해지를 해주도록 돼 있지만 이 업체는 이를 거의 지키지 않아 말썽이 일고 있다.

조모(22·여)씨의 경우 지난해 말 전자상거래를 통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영업사원의 말에 계약을 했으나 99만원외에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사실을 알고 해지를 요구했으나 업체가 이를 거절, 소비자연맹 고발을 통해 최근 50만원만 돌려받았다. 오모(24)씨도 분양만 받으면 6개월만에 수천만원을 벌 수 있고 계약 해지시 환불도 해준다는 말에 3개를 분양받았으나 수익이 거의 없어 회사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계약자에게 웃돈을 요구하고, 상품 판매를 하지 않으면서 고수익 보장을 약속하고 환불을 해주지 않는 것은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철저하게 법규정에 맞춰 영업을 하고 있다"며 "실적을 의식한 일부 영업사원들이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에 대비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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