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고위층 행차 교통통제

며칠전 회사일로 복현동에 갔다.

복현오거리는 마침 퇴근시간에다 학생들이 토요일 수업을 일찍 마치고 모두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시간이었다.

한참 신호를 기다리다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가는 차들만 계속 빠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높은 사람이 지나 갈 때까지 교차로를 한 방향으로 통행시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곧 공항방면으로 상향등을 켠채로 달려오는 체어맨 승용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순간 화가 확 치밀어 올랐다. 그 길이 공항으로 가는 길이었고 아마도 그 사람들은 비행기 시간이 급해 공항으로 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자기들은 의기양양하게 보란듯이 어깨에 힘을 주고 많은 사람과 차량들이 홍수를 이루면서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면서 마치 개선장군처럼 그곳을 지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그곳에 1분, 1초가 아까워 발을 동동 굴린 사람이 없었다고 그 누가 장담을 할 수가 있겠는가. 그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고 욕을 했을 것이다.

하루 빨리 이런 권위주의적인 일들이 주위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정일권(nsc2@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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