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한나라당, 자민련, 민국당 등 여야 4당이 대구.경북지역 공략을 놓고 물고 물리는 혼전양상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국당은 상대 측을 주적으로 간주, 각각'여당 2중대론'과 '이회창 대선후보 불가론'등으로 팽팽히 맞서 있으며 자민련은 한나라당을 YS 당으로 몰아 붙임으로써 지역내 정서를 자극, 반 DJ적인 야당 성향표를 자신들 쪽으로 유도하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들 3당간 격전이 지역내 반 DJ표의 분산으로 이어질 경우 선거전에서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등 다소 여유있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표심이 한 쪽으로 급거 쏠릴 가능성을 우려, 한나라당 공격에 주력하고 있다.
물고 물리기 뜨거운 혈전
한나라당은'현 정권 실정에 대한 심판'이란 선거구호에서 엿보이듯 일단 민주당을 최대 공격대상으로 삼고 유일 야당이란 점을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지역내 반DJ표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같은 맥락에서 야당 선명성 경쟁에 나선 자민련에 대해서도 과거 공동정권의 한 축이었던 만큼 실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가장 긴장시키고 있는 쪽은 지지기반(영남권)이 겹치는 민국당이다. 결국 지역내에선 지지세가 취약한 민주당보다는 오히려 민국당이 주적이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민국당을 겨냥, 선거가 끝나면 없어질 포말정당이라거나 결국 여권에 흡수될 2중대라는 주장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민국당 창당은 야권분열을 유도,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점을 유권자들에게 설득, 수권정당으로서의 위상을 다져 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회창 총재는 최근 대구.경북권 지원 유세를 통해 민국당을 정치퇴물들의 모임이며 선거가 끝나면 민주당에 흡수될 것이라는 등 지난 대선을 빗대"제 2의 이인제 역할을 떠맡고 있다"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서로 "우리가 진짜 야당"
자민련은 한나라당을 최대 타깃으로 간주, 경제위기를 초래했던 김영삼 전대통령이 만든 정당이란 점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반 YS정서를 자극시키고 있다.
동시에 지역내 보수.안정 희구세력을 겨냥,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싸잡아"색깔이 불분명한 정당"이라고 몰아 붙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낙천.낙선운동을 통해 시민단체 등 혁신 세력과 결탁, 자민련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야당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게다가 여권 2중대론까지 의식해야 할 처지인 만큼 공동정권 이탈은 내각제 약속 배신에 따른 것이라며 민주당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이지 않을 수 없다. 김종필 명예총재는 14일 김천지구당개편대회에서"나라를 망쳐놓은 한나라당과 그 당에서 떨어져 나온 민국당, 내각제 약속도 안지키고 거짓말만 하는 민주당에게는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국당도 한나라당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민주당의 경우 부차적인 표적으로 간주하고 있다.
일부 세력과 연대 모색
한나라당에 대해선 지난 공천 파문과 관련, 이 총재의 정치적 배신행위를 부각시킴으로써 지역내 반이(李)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결국 한나라당과 이 총재는 더 이상 영남권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논리로 이어지고 있다. 김윤환 최고위원 등이 최근 지원유세를 통해 영남권에서 대선 후보를 내겠다고 거듭 밝히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자민련에 대해선 일부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는 등 아직까지 뚜렷한 전선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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