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대학생이 4년여에 걸친 처절한 싸움끝에 마침내 두발로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 제작과 법 개정 운동에 성공, 양팔장애인도 자동차 운행을 할 수 있다는 꿈을 마침내 이뤘다.
선천성 장애로 두 팔을 쓰지 못하는 지체 1급 장애인인 박재현(24·대구대 일어일문 3년)씨.
박씨는 15일 오전 10시 자신이 다니는 대구대 본관앞에서 학교가 제작비를 지원한 양팔장애인용 쏘나타차량에 탑승, 아버지 박청본(59)씨와 교직원 등 후원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전시승식을 가졌다.
박씨가 '자동차 꿈'을 이루기까지 쏟은 노력은 비장애인조차도 이겨내기 힘든 고난의 연속이었다.
지난 95년 지체장애인 특수학교인 대구보건학교 재학 중 우연히 스웨덴의 장애인용자동차 비디오를 보면서 자동차운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박씨는 96년 대구대에 입학, 인터넷 등을 통해 양팔 장애인을 위한 자동차 개발현황 등 자료수집에 들어갔다.
이어 박씨는 일본에서 개발한 장애인용 특수자동차 견학을 위해 두차례나 일본을 방문했다. 박씨는 국내 자동차 회사에 장애인용 특수차를 제작해 줄 것을 호소했으나 거절당하자 98년 6월 장애인 차량 전문개조업체의 도움을 얻어, 지난 해 11월 두발로만 운전이 가능한 '족동식 조향장치(Foot Control) 자동차' 제작에 성공했다.
그러나 박씨는 도로교통법이 양팔 장애인에게는 운전면허 취득을 금지한다는 장벽에 부딪혔다. 박씨는 청와대와 정부부처, 사회단체 등에 탄원서를 내며 법개정 운동에 나서 지난 98년 12월 29일 양팔장애인에게도 운전면허 취득의 기회를 부여하는 법개정을 이끌어냈다. 박씨는 지난 한해동안 휴학계를 내고 외로운 투쟁에 매달렸다.
지난 해 11월 대구 남구청은 박씨가 낸 자동차 구조변경 승인신청을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했으나 박씨는 다시 건설교통부에 시행규칙 마련을 호소, 지난 달 14일 구조변경 승인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게 됐다. 지난 4일 자동차 성능시험연구소로부터 안전벨트와 조향장치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시가 있었지만 1, 2개월 내 해결될 전망이다.
장애인에게 규정만 내세우며 냉담한 고집을 부린 행정기관 등을 상대로 4년여동안 박씨가 20여차례 제출한 서류와 호소문 분량만도 200여 쪽이 넘는다. 거인 '골리앗'과의 힘겨운 싸움끝에 승리한 '다윗' 박씨는"5만여명이나 되는 전국 양팔장애인들이 운전면허가 가능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합니다"고 활짝 웃었다. - 柳承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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