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선거구 마다 기초단체장, 지역유지, 기업인들이 총선 출마예상자들의 지원요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선거법상 선거개입을 못하는 단체장의 경우, 같은 당 소속 출마자로 부터는 지난 지방선거때의 '품앗이 지원' 대가 요구에, 다른 당 출마예상자로부터는 중립을 요구하는 '견제압력'에 눈치를 보느라 마음 고생이 심하다는 것이다.
또 지역유지들은 모든 출마자들의 경쟁적인 지지 요청 사이에서 처신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기업인들은 몰려드는 선거자금 지원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단체장=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는 대구시내 한 구청장은 이번 총선전 '한 식구'였다가 공천 과정에서 서로 갈라서 출마하는 ㅅ 씨와 ㄱ 씨의 선거지원 요구 틈바구니에 끼여 난감해하고 있다.
이 단체장은 "과거 지방선거때 도움을 받은 점 때문에 모른체 할 수 없지만 선거법상 선거 개입을 할 수도 없고 또 어느 한 쪽을 편들기도 어려운 어정쩡한 입장"이라고 곤혹스러워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또 다른 단체장 역시 지방선거때 당선에 결정적 도움을 준 출마자로부터 선거지원을 요청받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선거중립을 요구하는 상대 출마자의 감시를 의식하느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단체장은 "심정적으로야 같은 당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지만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을 무시할 수 없는 단체장의 입장에서는 여당 후보의 눈 밖에 날 수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또 대구의 한 구청장은 최근 지역의 한 모임에서 같은 당 소속 출마예정자의 치적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했다는 경쟁후보측의 음해성 제보로 선관위의 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렀다.
▲지역 유지=달성지역 각계 회원 1천여명을 이끌고 있는 '달성 사랑회'의 박상하 회장은 출마예상자들의 선거 '지원사격' 요청에 시달린 끝에 선거때까지 1개월간 외국에 머물기로 했다.
또 수성구의 한 유력인사는 출마예상자들의 지원요청에 견디다 못해 전화와 휴대폰을 끄고 두문불출하고 있다.
▲기업인=한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는 "지난 96년 15대 총선이나 97년 대선 때는 일부 당이나 후보만이 정치지원금을 요구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손 벌리는 사람들이 그 때 보다 두배정도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예상자들의 요청을 받으면 대개 100만원 정도 지원을 하지만 친분에 따라 그 보다 더 많은 액수가 건네질 때도 있다"고 전했다.
대구의 한 섬유업체 대표는 "지난 연말부터 부쩍 후원금 요청이 많아 해외출장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큰 업체들은 고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60대 기업인의 한 측근은 "정치인들의 도움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되겠느냐. 겨우 IMF파고를 벗어나려는 기업들 한테는 이번 총선이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사회1부.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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