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식투자 현장 24시

많게는 1천만명, 적게는 700만명에 이르는 주식투자자들. 고객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식열풍'이 강도를 더하고 있다. 일확천금을 거머쥐는 주인공이 되기 위해 투자자 모두 혈안이 돼 있다. 하지만 투자자 90% 이상이 원금을 까먹는 반면 극소수만이 '대박'의 꿈을 이루는 게 주식시장의 현실. 주식시장 최전방에서 뛰는 증권맨과 데이트레이더의 하루는 오르내리는 시세표만큼이나 숨가쁘다.

'증권맨'이 된지 올해로 10년째인 현대증권 대구지점 이준호(37) 차장의 출근시간은 오전 7시 30분. 8시부터 열리는 간부회의에서 오늘의 시황 전망과 매수.매도종목 등 '전략'을 짜려면 이마저 늦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9시 주식시장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차장 책상의 전화기는 쉴새없이 비명을 울려댄다. "00주식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데 팔아야 하지 않을까요" "아직 매도사인이 나오지 않은 만큼 조금 더 기다려 보세요" 이 종목을 왜 사야 하나, 왜 팔아야 하나를 두고 고객들과 입씨름하는 그의 얼굴에선 전쟁터의 병사와 같은 긴장감이 흐른다.

이차장은 매일 50여통 이상의 투자상담 전화를 '소화'한다. 객장 고객과의 상담은 15건 정도. 장이 끝난 뒤에도 고객과 접촉하다 보면 귀가시간이 밤 9시를 넘는 경우가 많다.

현대증권 전국 영업사원 2천500여명 중 이차장은 약정액 및 수익률에서 최선두를 달리고 있다. 연봉은 4천500만원이나 '+α '가 적지 않다. 최근 다음, 텔슨정보, 미디어솔루션에서 대박을 터뜨린 이차장의 투자비결은 매도사인이 보일 땐 무조건 주식을 파는 등 철저하게 매매원칙을 지킨다는 것.

"증권맨은 고객과의 인간적 신뢰가 중요합니다" 이차장은 몇백만원을 투자한 소시민들에게 투자상담을 통해 수익을 올리게 했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3년전 주식투자를 시작한 40대 주부 이모씨. 여윳돈으로 처음 삼성전자주를 샀지만 손해를 봤다. 이후 증권사 추천종목, 신문이나 방송에서 언급하는 종목들을 사고 팔았지만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한 이씨는 지난해말 데이트레이더로 '변신'했다.

사이버거래를 하는 이씨가 현재 보유중인 종목은 생명공학주 등 코스닥 4개 종목과 거래소 10여개 종목. 매일 오전 경제지, 방송 등을 통해 새벽에 끝난 미국증시의 다우, 나스닥지수 동향을 살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증권사 추천종목도 눈여겨 보지만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이다. "가격이 오를대로 오른 종목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때문에 증권사 얘기보단 시장흐름과 해당종목의 추세를 중요한 판단자료로 활용합니다"

이씨와 같은 데이트레이딩 인구는 급증세다. 코스닥 경우 단타매매율이 세계 1위이고, 거래소 시장도 시가총액 회전율이 315.9%로 세계 3위다. 전문가들은 물론 대학생과 주부 등 많은 투자자들이 데이트레이딩을 즐기고 있고 이들을 위한 사이버지점, 주식방도 늘고 있다.

이씨의 하루 매매건수도 수십여건에 이른다. 원칙은 매입가보다 10% 정도 주식이 오르면 무조건 팔고, 3%정도 내리면 손절매한다는 것. 이씨는 "데이트레이딩을 하고 난 뒤 수익률이 전보다 훨씬 낫다"며 "나름대로의 원칙을 갖고 투자할 경우 데이트레이딩을 통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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