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농구명가'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플레잉코치 김유택(38)이 21년간 정들었던 농구코트를 떠났다.
그것도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창단이래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4강탈락의 고배를 마신 날 김유택은 황급히 빠져나가는 팀동료들 사이에서 쓸쓸히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명지고 1학년때 농구공을 처음 잡은 김유택은 중앙대와 기아 엔터프라이즈를 거치면서 국내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고공농구의 1인자로 군림했었다.
김유택은 허 재, 강동희와 함께 허-동-택 트리오를 구축해 농구대잔치 7차례 우승을 비롯 프로농구 원년리그 우승 등 숱한 신기록과 영광을 몰고다녔던 최고의 인기스타였다.
하지만 김유택도 흐르는 세월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김유택은 은퇴를 결심하고 시작한 올시즌 22경기에 나서 게임당 평균 3.1 득점과 1.1 리바운드, 0.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김유택은 15일 부상과 체력의 한계를 절감하면서도 삼성과의 4차전에 나서 팀의 플레이오프 탈락만큼 막아보려 했으나 7분28초 동안 무득점, 노리바운드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남기고 말았다.
김유택은 "한게임 한게임 최선을 다한다는 기분으로 열성을 쏟았는데 마지막 경기가 가장 허탈하다"면서 "이제는 지도자로서 새로운 농구인생을 꽃피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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