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갑작스런 돈벼락 '졸부 증후군'보여

벤처 창업 등 하이테크 사업으로 갑자기 돈방석에 앉거나 젊은 나이에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들 사이에서 고립감과 불안 등 소위 '졸부증후군'(SWS:Sudden Wealth Syndrome)이 나타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 졸부 환자들은 자신이 이룩한 부(富)에 만족감을 느끼는 동시에 고립감과 불안감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마치 즐거우면서도 여전히 낯선 외계로 들어온 것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하이테크 기업의 간부는 "여러모로 과거보다 행복하게 살고있지만 생활은 더 단조로워졌다"고 했다.

또 로스앤젤레스의 한 기업가는 하루 아침에 수천만달러의 부자가 돼 남들이 바라는 하이테크의 꿈을 이뤘으나 자신이 번 것처럼 빨리돈이 없어질 것이라는 근심에 사로잡혔고 자동차와 집수리, 세금 등 가장 세속적인 일에 관해서조차도 얘기하기 어려울 만큼 친구들과 관계는 소원해졌다.

부의 추구는 아메리칸 드림의 근간으로 얼마전까지만해도 불과 소수만이 부를 움켜쥘 수 있었으나 최근 몇년간 증시가 활황세를 유지하고 첫 상장주식이 폭등 행진을 하면서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최고급 스포츠카 포르셰와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호화저택을 소유한 신흥 부자들이 전례없이 속출하고 있다.

뉴욕대학의 에드워드 월프 교수(경제학)의 조사에 따르면 천만장자는 83년 4만8천100가구에서 98년 27만4천600가구로 5배이상 증가했으며 백만장자는 98년 410만가구로 83년보다 2배이상 늘었다.

신흥 부유층은 하이테크 업체 소유주나 인터넷창업사의 스톡옵션 소지자, 증시호황 덕을 본 소규모 투자자, 앞으로 50년간 총 41조~136조달러의 재산을 상속받을사람 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SWS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골드바트와 디퍼리아는 SWS가 돈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일, 이혼, 질병처럼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는 변화와 관련돼 있다면서 물질적 안락함만으로는 정체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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