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라노 방문 대구 대표단 귀국

이탈리아 밀라노시를 방문했던 대구시 대표단이 15일 오후 귀국했다. 지난 5, 6일 김대중 대통령의 밀라노시 방문에 맞춰 문희갑 대구시장을 비롯, 민병호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장, 정우영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 임창곤 대구패션디자인연구센터 소장, 함정웅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 김우종 대구패션조합이사장 등으로 구성된 민·관대표단은 현지에서 밀라노시 당국 및 업계와 접촉,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의

대구시와 섬유업계는 지역 섬유를 밀라노 수준에 맞추겠다는 목표로 밀라노시와 접촉에 나섰지만 2년전 자매결연을 맺은 것 외에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유럽 순방중 밀라노시를 특별 방문함에 따라 이탈리아 전역에서 '한국과 대구 바람'이 일었다. 대통령은 문 시장과 주이탈리아 대사만 대동한 채 밀라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밀라노 프로젝트'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고 상대방도 화답했다.

대구 대표단은 밀라노 섬유관계 기관 및 기업인들과 연쇄 접촉을 하며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교류 내용 및 일정을 합의하는 등 구체적 성과를 일궈냈다. 일방적 짝사랑에서 이제 상대방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성과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탈리아 섬유전문연구소인 센트로코트 및 섬유협회인 아스콘텍스와 협약을 체결했다.

센트로코트와는 섬유기술협력, 공동세미나 개최, 제조기술에 대한 현장 실습과 연수 실시, 특정 분야의 공동 및 위탁과제 수행, 에코라벨(환경기준 표시) 인증을 추진키로 했다.

센트로코트는 이탈리아 유일의 환경인증 기관으로 오는 7월부터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컨설턴트를 지정, 인증 대행 권한을 부여해준다.

올해 천연섬유와 합성섬유를 이용한 교직물 개발에 착수하며 7월중 고급 기술자를 초청, 선진기술 세미나를 열고 9월쯤 센트로코트에 연구원을 파견할 계획이다.아스콘텍스와는 이탈리아 업체와 한국업체간의 조인트벤처 기업을 만들고 섬유기술 정보를 제공하며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각종 원사·직물·의류 전시회의 패션트렌드를 제공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천연 및 합섬 교직물 개발 및 최근 경향에 맞춘 환경친화적 상품 개발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해졌다. 또 Eco-Label 인증기관으로 유럽 수출품목에 환경마크를 부착함으로써 한국 섬유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정우영 이사장은 "우선 4월7일 밀라노 소재 전시회에 참가한 후 또다른 협력 사안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이탈리아 밀라노 실크연구소와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했다. 두 연구소는 실크 및 다른 섬유의 표면처리, 실크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고단백질 폐기물의 재이용, 실크 섬유의 화학적 개질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두 연구소는 또 공동 연구를 증진시키기 위해 연구원 교환활동을 벌이고 첨단 연구분야에 대한 발표회를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대구 패션·디자인 연구센터

이탈리아의 세계적 패션 기관인 카르로 세콜리 분교를 대구에 설치키로 했다. 양측은 이 학교를 2003년 개교시킬 예정이다. 양 기관은 분교 설립에 필요한 제반 사항들을 늦어도 올해말까지 만들기로 합의했다.

◆과제

천연 섬유 위주의 밀라노와 합성섬유 위주의 대구를 어떻게 결합시키느냐가 관건. 염색기술도 밀라노는 울 중심인데 비해 우리는 직물이 주종이다. 대구 패션·디자인 연구센터가 대구에 설립키로 한 세콜리 대구분교도 아직 부지 선정 등이 준비되지 않았다. 이것과 섬유패션대학과의 차별화 전략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

무엇보다 기업인들의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총 6천800억원이 투입되는 밀라노 프로젝트에는 2천600억원의 민자가 필요한데 기업인들중 돈을 내겠다는 업체가 거의 없다.

崔正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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