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용의 궁전 류현주씨의 하이퍼텍스트 소설론

"대구요? 보수적이어서 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관심이 미미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미 하이퍼텍스트문학이 전세계적인 미래문학의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화관광부가 올해를 '하이퍼텍스트문학의 해'로 정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첫 하이퍼텍스트 문학박사인 류현주(경북대 어학당 영어회화교수)씨는 이 분야의 전문가이자 실제 '용의 궁전'이라는 하이퍼텍스트소설을 영어로 쓴 작가로 인문학분야의 멀티미디어 선구자이다.

하이퍼텍스트문학이란 통신에 글을 올리는 PC문학 단계를 넘어서서 HTML버전을 문학에 적용시킨 것, 즉 여러가지 텍스트 조각들을 글쓰는 사람의 연상작용에 따라 웹상에서 거미줄처럼 연결한 문학이다.

"하이퍼문학을 컴퓨터로 클릭하는 맛이 책을 읽는 재미와 다를리 없지만 책이 페이지를 넘겨가며 정해진 결말로 달려간다면 하이퍼텍스트문학은 언제나 어디서나 클릭해서 이야기구조와 엔딩을 선택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류씨가 쓴 소설파일을 열면 타이틀('Palace of a Dragon King')이 나오고, 텍스트내에서 밑줄친 단어나 색깔을 달리한 단어를 마우스로 클릭하거나 back, links 등 9가지 버튼을 누르면 여러 방향으로 읽어나갈수 있다.

여기서 사이버독자들은 참고자료, 동영상, 배경음악등 언어적 혹은 언어외적 텍스트를 구경하면서 궁전(Palace), 바다(Sea), 유령대륙(Ghost Continent), 환락의 돔(Pleasure Dome)으로 짜여진 소설 여기저기를 탐험하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의 삶이 복잡하고 지루하다고 여기는 분들이 계시다면 하이퍼문학여행에서 새로운 경이로움을 느껴보세요"

류씨는 기계가 인간의 창조성을 대치하지 않도록 역설적으로 컴퓨터매체를 통해서 디지털시대의 인간정신을 구현하는 하이퍼텍스트소설을 쓴다.

"문학감상을 여행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안내원이 정해놓은 한가지 코스로 가는 경우와 여행객이 마음대로 선택해서 경우가 있는데 전자는 편안하기는 하지만 후자만큼 여행의 자유로움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지는 못하겠지요"

류씨는 하이퍼텍스트기법을 활용하면 우리나라의 수많은 글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문학콘텐츠를 세계 각국으로 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류씨는 김영사에서 국내 첫 하이퍼텍스트문학서를 곧 출간하며 이달말에는 하이텔이 주최하는 하이퍼텍스트심포지엄, 4월에는 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하이퍼텍스트세미나 등에서 잇따라 주제발표를 하게 된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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